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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여행업계 매출액 기준 1위 하나투어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249억원) 대비 76% 급감한 5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20억원을 기록했다.
2위 모두투어도 영업이익이 2018년 166억원에서 지난해 32억원으로 80%나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5분의1 토막이 났다.
3위 노랑풍선은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17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모든 여행사들이 예외 없이 실적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2분기 영업도 사실상 끝났다는 점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4~5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99% 이상 감소했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항공노선이 아예 끊기거나 급감하면서 해외 여행객 자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단거리 국내 여행마저 사실상 금지되면서 당분간은 개점휴업 상황일 수밖에 없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이제 막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 감염병 확산이 진정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는 정부 고용지원금을 받으면서 회사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여행업계는 말 그대로 ‘올스톱’ 상황이다. 하나투어는 4월 한 달간 전 직원 유급 휴직을 시행했다. 모두투어 역시 3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단행했고, 임원들은 이미 임금 30%를 반납하고 있다. 노랑풍선도 직원 90%가 3월부터 유급 휴직에 돌입했고, 4월부터는 유급 휴직 인원을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최대 연휴 기간인 석가탄신일(4월 30일)~어린이날(5월 5일) 기간이 여행업계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지만 전망은 어둡다. 지난 7일 기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전 세계 181개국으로, 언제 입국 제한 조치가 풀릴지 예상하기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여행업계에 코로나19는 결정타를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미 중소형 여행·관광업체들은 폐업 신고를 한 곳이 100여 개를 넘었고, 규모가 큰 여행업체들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