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에 순직 故 최 하사 조롱글…해군 "모든 대응방안 강구"

김관용 기자I 2019.05.27 20:56:34

해군 "사이트 운영자 및 글쓴이, 게시글 삭제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처벌 요구글 올라와

[출처=워마드 게시글 캡쳐]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여성우월·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는 ‘워마드’(Womad)에 지난 24일 청해부대 ‘최영함’ 소속으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다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해군은 27일 유감을 표명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사고 다음 날인 25일 오후 11시 42분께 ‘어제 재기한 **** ***’라는 제목의 글에서 故 최 하사를 비하하고 있다. ‘재기’라는 단어는 워마드에서 극단적 선택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된다. 게시글에는 사고 당시 홋줄에 맞아 쓰러지는 고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정사진이 함께 올라와 있다.

글쓴이는 사고 난 장면이 웃겨서 혼자 볼 수 없다며 크크크의 약자인 ‘ㅋㅋㅋ’를 써가며 조롱했다. 이 게시글에는 최 하사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이 15개가 이어졌다. 게시글은 현재까지 삭제되지 않은 상태로 사이트에 버젓이 나와 있으며 이날 오후 8시 44분께 3498명이 읽고 31개의 추천이 달렸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정훈공보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청해부대 故 최종근 하사를 떠나보내는 날 워마드에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시되어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해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중에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또 “워마드 운영자와 고인에 대한 비하 글을 작성한 사람은 조속히 그 글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온라인 상에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포털사이트 운영 관계관의 협조를 정중히 당부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대한민국 국군 및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님을 모욕한 범죄자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국위선양과 아덴만 여명 임무수행을 마치고 복귀 후 홋줄 사고로 인해 고인이 되신 최종근 하사님을 무작정 아무런 근거없이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군의 대한 모욕이며 고인 능욕”이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한편, 최 하사는 24일 오전 진해군항에 입항한 최영함에서 홋줄 보강 작업 중 둘레 7인치(17.78cm)의 끊어진 홋줄에 맞아 얼굴을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청해부대 군의관의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오후 숨을 거뒀다. 최 하사는 이날 영결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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