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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아이돌보미' 6년 활동 괜찮았나..."다른 아이도 확인해봐야"

박지혜 기자I 2019.04.03 14:35: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부가 지원하는 서울 금천구 아이 돌봄 서비스의 돌보미에 학대를 당한 영아가 제 뺨을 스스로 때리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전 서울 금천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김모(58) 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아이 돌보미로 활동한 김 씨는 맞벌이 부부가 맡긴 14개월 된 영아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피해 영아 부모가 지난 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관련 내용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부모는 석 달간 학대를 당한 아이가 식사를 거부하고 제 뺨을 스스로 때리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인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YT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흔히 학대나 폭력적인 스트레스는 특히 세 돌 이하의 영유아에게는 두뇌 발달 자체에 심각한 손상을 남긴다”며 “지금 부모님께선 아이의 이상증세를 심리적인 요인으로만 생각하겠지만 제가 볼 땐 학대행위로 인한 두뇌의 손상 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시급히 병원에 와서 진료하고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도 빨리 막아야 한다. 아이의 뇌 발달 자체에 어려움이 생겼는지 확인해서 반드시 정상화시키는 치료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의 돌보미가 학대가 아닌 훈육이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정말 말이 안 된다. 그분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예전에 돌봤던 다른 아이들도 확인해봐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밥을 안 먹는데 때리면서 먹이는 게 어떻게 훈육이 될 수 있나. 만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돌보미는 폭력성이 대단한 것이고 아동발달에 대해서 무지 또는 자기 감정풀이로 아이를 돌보는 분일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금천구 아이돌보미’ 학대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신 교수는 여성가족부가 돌보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아동학대 예방 등 형식적인 교육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전반적으로 돌보미나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이 어린시절 뇌 발달이나 마음의 발달, 심리적 발달이 어떤지 제대로 아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두 시간의 교육보다는 아이의 마음 건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1년에 15 섹션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이 돌보미 이용 가정을 대상으로 긴급 모바일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 조사를 통해 아동 학대 의심이 있는 가정은 심층 방문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아이 돌봄서비스 홈페이지에 신고창구를 개설해 오는 8일부터 온라인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전체 아이 돌보미에 대한 아동학대 예방 교육과 채용 절차, 결격사유, 자격정지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돌보미에 대해선 활동기간에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해 엄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해 영아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과 CCTV 영상에 담긴 학대 추정 행위에 대한 사실 여부 입증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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