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미세먼지가 호흡을 방해하거나 시야를 가리는 수준을 넘어서 건강을 침해하는 재해수준까지 이르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기오염 강도가 높아지면서 집을 나설 때마다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될 정도로 생활 패턴이 바뀌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공기정화나 공기청정기를 다루는 가전업계가 뜻밖의 특수를 맞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공기청정기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재고가 바닥나는 사태도 빈발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업체나 마스크·필터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자동차 여과지 생산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045520)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전날대비 23.79% 오른 84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무려 30.09% 상승한 수치다. 공기청정기 전문기업 위닉스(044340) 주가도 지난달 31일 대비 9.09% 오른 1만2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웨이(021240) 주가도 1.56% 오른 9만7700원에 마감했다. 마스크·필터업체 관련주도 상승 행진에 동참했다. 미세먼지용 방진 마스크를 제작하는 오공(045060)과 에어필터를 생산하는 성창오토텍(080470)도 같은 기간 각각 5.70%, 9.86% 올랐다.
공기청정기 판매 급증 소식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들도 주말 공장 풀가동에 들어가며 수요를 쫒아가고 있다. 위닉스는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지난 2014년 50만대(대여·판매 대수)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이 2015년 90만대, 2016년 100만대로 늘었고 올해는 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 문제가 대선을 앞둔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대선후보들의 정책 공약 등과 테마주로 엮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후보들은 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8일 공약 발표를 통해 미세먼지를 ‘국가재해재난’에 포함시켜 국가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모그 프리타워도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공약이 나오자 관련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한바탕 투기가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의 공약을 놓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대기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단기적 테마주로 접근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