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 대응해 다변화 노리는 中, 아프리카 무역 접점 확대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과 관세 전쟁 속 수출 다변화를 추진 중인 중국이 아프리카와 경제무역 관계 다지기에 나선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지난해 교역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의 신시장 확대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AFP)

22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다음달 12일부터 15일까지 중부 후난성 창사에서 ‘제4회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박람회’가 개최된다. 중국 외교부와 후난성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경제 교류를 위한 중요 플랫폼 중 하나다.

탕원홍 중국 상무부 차관보는 전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박람회는 ‘10대 파트너십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일련의 활동을 통해 협력 성과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각 당사자의 자원을 모으고 더 큰 시너지 효과를 형성해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 협력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아프리카와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관세 전쟁이 계속되면서 대외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관세 갈등이 격화한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액(달러 기준)은 전월대비 17.6%, 전년동월대비 21.0% 각각 감소했다.

이달 12일 스위스 경제무역 회담 공동 성명을 발표해 상당 부분 관세를 내리긴 했지만 90일간 유예기간이 끝나면 미국의 대중 관세가 다시 현재 30%에서 54%로 대폭 오르게 된다. 당분간 불안한 무역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 다변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 무역량은 2956억달러로 전년대비 4.8% 성장하면서 4년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은 지난 16년간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대아프리카 수입액은 1168억달러, 대아프리카 수출액은 1788억달러로 6.9%, 3.5% 각각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중국과 아프리카가 경제무역 협력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양측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은 아프리카의 다양한 경제무역 구역 투자를 늘리고 산업체인 협력을 촉진하며 지방 세수, 고용 및 수출입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직접 투자액은 연평균 30억달러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2월 1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아프리카 33개국을 포함해 모든 최빈개도국 대상으로 100% 무관세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 때 마련한 방안으로 중국이 아프리카와 무역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무관세 정책을 시행한 후 올해 3월 기준 중국의 아프리카 최빈개도국으로부터 수입액은 214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2% 증가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이 오랫동안 아프리카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자 주요 투자자였다며 이는 중국-아프리카 무역의 강력한 상호보완성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외대 국제관계 및 외교대학의 쑹웨이 교수는 G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과 아프리카는 디지털·첨단기술 분야의 유대를 확대하고 아프리카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FOCAC과 브릭스(BRICS)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사우스 프레임워크 내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며 “양측의 경제 안보를 수호하고 시장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역·투자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