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슨은 현재 영국과 서유럽 지역에서 지멘스, 보쉬 등 전통의 가전 강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다이슨에 위기가 찾아왔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효율등급 표시법이 바뀌기 때문이다. EU는 작년부터 전력소모량이 1600와트 이상인 진공청소기의 판매가 금지했다. 2017년부터는 판매 금지 기준이 900와트로 강화된다.
다이슨은 진공청소기의 에너지효율등급을 결정하는 테스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이슨의 논리는 이렇다. 먼지봉투와 필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공청소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먼지봉투와 필터가 막히고 흡입능력과 청소성능이 떨어진다. 이런 고려 없이 먼지가 없는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면 먼지봉투가 없는 ‘사이클론’ 기술을 적용하는 다이슨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다이슨측은 “폭스바겐이 차량 배출가스 조작을 한 것처럼 지멘스와 보쉬는 진공청소기 전력 소모량 표시를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EU 법원은 다이슨의 소송을 기각했다. 법률회사 페닝턴스 맨체스의 존 도허티는 “EU의 법규를 무력화하려는 다이슨의 시도는 지나치게 높은 목표”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다이슨의 강점이던 특허도 힘을 잃고 있다. 왓바큠닷컴(whatvacuum.com)의 찰스 고든은 “다이슨이 오랫동안 진공청소기 부문을 선도해왔지만, 다른 기업들이 상당히 따라 잡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이슨이 그간 갖은 특허소송을 견뎌왔지만, 보쉬와 지멘스와의 이번 전투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이슨의 최고경영자(CEO)인 맥스 콘제는 “(에너지효율등급 문제가 계속되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공정한 경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