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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사진)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여행지 선택의 결정적 기준이 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MZ세대에서 시작된 인싸(인사이더) 문화가 전 세대로 퍼져 한정판 상품과 같은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만 가능한 체험관광이 지역관광 활성화의 ‘필살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한 체험관광은 관광객 재방문을 늘리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관광 콘텐츠가 2030 부산세계엑스포 유치 경쟁에서도 다채로운 매력을 품은 여행 목적지로서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부산 Only’ 체험관광 상품이 갖춰야 할 요소로 ‘희소성’을 꼽았다. 수많은 선택지를 가진 관광객이 부산을 선택하게 하려면 ‘지금’,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은 평범해보이는 체험 콘텐츠도 어느 시기에 무엇과 서로 조합하고 연계하느냐에 따라 희소성을 갖춘 매력적인 체험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매력적인 체험관광 상품이 갖춰야 할 희소성은 각각의 개별 콘텐츠를 하나로 묶는 패키지화를 통해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예컨대 부산어묵, 명란 등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도 어떤 스토리를 새롭게 입히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재가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그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을 바로 먹으면서 리버 크루즈를 즐기는 푸드 나이트 테라스 체험, 맛집과 연계한 트레킹 코스를 하나씩 완주하는 트레킹 챌린지 등은 새로운 체험관광 프로그램으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미 부산에 있는 것들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별 콘텐츠를 어떤 스토리와 콘셉트로 구슬을 꿰듯 이어주느냐 입니다.”
이 사장은 시티투어도 코스 등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일반 관광상품과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지역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기존 코스에 부산 시민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해 시티투어의 상품성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그는 “시티투어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도시의 숨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부산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책 코스, 데이트 명소, 맛집 등을 시티투어 코스로 개발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인기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제5대 부산관광공사 사장에 선임된 이 사장은 20여 년 경력의 지역관광 전문가다. 동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부산관광미래네트워크 이사장, 부산문화관광축제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공사를 이끌어갈 새 수장으로 취임 당시 지속가능한 부산관광 생태계 조성, 공사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자립경영 기반 강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사장의 임기는 2025년 1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