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강북구 한 식당에서 바비큐 1마리, 소주 1병 등 2만7000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먹고 계산하지 않은 A씨.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A씨에 서울 북부지법은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크지 않은 생계형 범죄지만, 누범 전과 이외에도 무전취식 범죄전력이 매우 많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밤늦게까지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전국적으로 무전취식과 무임승차 등 ‘잡범’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무전취식·무임승차 신고건수는 총 17만여 건에 달한다. 사안에 따라 재판까지 넘겨지기도 하는데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무전취식과 무임승차 키워드가 포함된 판결은 각각 1041건, 375건을 기록했다.
|
서울동부지법은 같은 달 택시요금 1만 1600원을 내지 않고선 오히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물건을 집어던져 오른쪽 눈을 맞힌 C씨에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년 및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자영업자를 울리는 무전취식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최근 무전취식 손님을 겪었다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이 계좌 이체하겠다고 하면 보통 알림이 울려 확인하지만, 바쁜 틈을 타 이행하지 않는 ‘먹튀(음식을 먹고 계산하지 않고 도망하는 행위)’ 손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북구에 있는 한 파출소 관계자는 “무전취식이나 무임승차 건은 종종 신고가 들어오는데 보통 술에 취해서 일행이 계산한 줄 알았다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분식을 파는 한 자영업자는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계산도 안 하고 가더라”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민망한 소액이라 그냥 넘어간 적이 많다”고 전했다.
일부 업주들은 ‘괘씸죄’를 반영해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CCTV 화면을 공개하는 등 ‘사적 제재’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해운대구 횟집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4만8000원 상당의 음식을 먹고 계산하지 않고 도주했다며 모자이크 처리 없는 CCTV 화면을 공개하고, 제보자에게 현상금 사례금도 제시했다.
다른 사람이 판매하는 음식이나 서비스를 받고 아무런 이유 없이 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무전취식과 무임승차는 상습적이거나 고의성이 인정되거나 누범 기간에 범행이 이뤄지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