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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 후생 차원에서는 평균물가목표제가 나머지 체제에 비해 더 높은 후생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융안정의 측면에서는 물가수준목표제가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산출·소비·투자 등은 물가수준목표제 하에서 가장 확장적이며, 물가안정목표제와 평균물가목표제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물가 측면에서는 물가수준목표제가 가장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평균물가목표제와 물가안정목표제 순이었다. 주택가격의 경우 물가수준목표제 하에서 가장 큰 변동폭을 보였으나 통화정책 운영체제별 차이는 다른 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가계부채의 분산은 물가수준목표제에서 다른 경우에 비해 45~50% 가량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허준영 교수는 “산출·소비·투자와 물가, 주택 가격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기존의 통화정책 운용체계인 물가안정목표제와 평균물가목표제 및 물가수준목표제 등과 같은 대안적 방식의 정책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정책 목표에 따라 효과적인 통화정책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이어 “평가 기준에 금융안정이 포함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부동산, 증시 등을 포함한 금융부문의 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는 가계부채 분산에 대한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운영체제별 해석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물가안정목표제’ 하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란 중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미리 공표하고 이에 맞추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은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 지난 2016년 이래 한은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는 2%다.
그러나 실제 물가상승률은 2016년 1.0%, 2017년 1.9%, 2018년 1.5%, 2019년 0.4%로 목표치를 계속 밑돌고 있어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이어져왔다. 실업률이 급격하게 변해도 장기간 저물가가 지속되며, 물가와 실업률이 반비례하는 필립스 곡선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상황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고, 백신 보급 이후에도 고용 문제 개선이 더디거나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앙은행의 책무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호주 중앙은행(RBA), 캐나다 중앙은행(BOC)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을 동등하게 이중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8월 완전고용이 달성될 때까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일정 기간 넘더라도 금리를 높이지 않겠다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했다. 금리를 낮춰 자산 가격이 오르고, 신용 경로 등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리면 결국 고용 확대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그림이다.
한편,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해 물가안정 목표(2%)를 유지하고 현행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방식도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국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국제유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부 정책으로 인한 물가 하방압력도 점차 줄어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내외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