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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의 CJ헬로 인수, 관건은 ‘알뜰폰’..2년 뒤 매각 조건 급부상

김현아 기자I 2019.04.12 17:27:20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세미나 교수들 "바뀐 게 없다"
3년 전 공정위 심결서에서 독행기업 인수 부정적 평가
당시 미래부도 2년 뒤 매각조건 추진
당시 KT와 LG유플도 같은 입장..올해 심사 최대 변수될 듯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달 15일 CJ헬로 지분 인수 인허가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가운데, 인수 조건으로 알뜰폰 매각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12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변화하는 생태계와 미래지향적 미디어 사업전략’ 특별세미나에 참석한 교수들은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헬로모바일)이 될 것이라며 지분 매각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CJ헬로비전의 알뜰폰에 대해 ‘독행기업’으로 보고 문제삼았는데,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인 이 같은 위치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2년 뒤 알뜰폰 사업 매각’ 조건을 붙이려고 했다.

따라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 심사 때 공정위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매각 등 비슷한 조건을 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와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에 대한 쟁점 논의가 진행됐다.
◇드러난 공정위 심결서..교수들, 헬로모바일은 독행 기업, 3년전과 변함 없어

이날 공정위의 2016년 심결서를 기반으로 당시 심사와 올해 이슈에 대해 발제한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올해 심사에서 공정위가 상품시장에서 아날로그 케이블을 빼고 지배력 평가 시 전국기준도 사용하는 등 시장점유율 계산은 3년 전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헬로모바일(CJ헬로의 알뜰폰 부분)을 독행기업으로 본 부분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상황이 전혀 없어 공정위로서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행기업이란 독자적으로 존재해 경쟁을 촉발하는 기업으로 어떤 다른 기업에 인수되면 경쟁 촉발 기업이 사라지는 기업이다.

김 교수는 “헬로모바일은 여전히 알뜰폰 1위이고 저도 헬로모바일을 쓴다”며 “공정위가 과거와 다른 논리로 뒤집을 것인가, 매각 조치를 내릴 것인가 고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알뜰폰으로 경쟁사 도매거래 정보 입수도 문제

김 교수는 3년 전 공정위 의결서에서 ‘수직결합 협조 효과’를 언급하면서, CJ헬로비전 알뜰폰(헬로모바일)을 SK텔레콤이 인수하면 SK텔레콤이 경쟁사업자인 KT의 도매대가, 이동통신설비 관련 정보 등 도매거래 관련 영업정보를 입수하는 게 용이해진다고 밝힌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 시에도)여전히 남아 있는 이슈”라면서 “역시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을 가져가면 KT의 거래 정보를 갖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 결과 KT와 LG간 협조효과, 담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교수들도 3년 전과 달라진게 없다고 지적..대안은 온도차

3년 전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을 반대했다가 이번에는 입장을 바꾼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도 “알뜰폰 사업은 3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다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 지분인수를 계기로)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매각하면 과연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기업이 인수해야 유지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CJ헬로의 알뜰폰은 독행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LG유플러스가) 인수해서 없어지면 문제”라면서 “정부가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사업자 지정 기간을 벌써 4번째 연장하는데 정부가 과연 언제까지 가져가야 하는가. 알뜰폰 대책에 새로운 방향성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24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출처: SBS 화면 캡처)


▲출처: 2016년 3월 28일 SBS뉴스 화면 캡처
◇당시 KT와 LG유플러스도 알뜰폰 인수 반대..가계통신비 오를 것 주장

3년 전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인 CJ헬로를 인수하면 가계통신비가 인상될 것이라며 ‘나쁜 합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헬로모바일이 이동통신 1위에 흡수되면 통신비가 오를 것이라 주장한 것이다. 상생이 아니라 수평적 시장에서 알뜰폰 경쟁사를 없애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주장했다.

당시 이 문제는 공정위 심사 단계에서 합병이 불허됐지만 미래부(과기정통부 전신)는 해당 M&A의 조건으로 ‘2년 뒤 알뜰폰 매각’을 추진할 만큼 이슈였다.

따라서 공정위, 과기정통부 등이 이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에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LG유플러스의 논리는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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