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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웃음 참기 이벤트에 팬들 공분…“치어리더도 팀 일부인데 존중해야”
논란이 된 이벤트는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SK구단은 경기 중 관객이 참여하는 방식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 중 관객의 공분을 산 이벤트는 ‘커플웃음 참기’라는 이름의 게임이었다. 이는 연인 사이인 남녀 한 쌍을 단상 위로 올린 뒤 남성을 의자에 앉히고 여성이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치어리더 두 명이 남성을 유혹하듯 춤을 추게 한 뒤 관객들이 남성의 표정 변화를 관찰하게 했다. 구단은 재밌는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다분히 치어리더에 대한 일종의 성희롱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해당 이벤트가 진행된 이후 SK와이번스의 팬 커뮤니티는 불쾌했다는 글이 쇄도했다. 한 팬은 “와이번스 프런트는 소속팀 치어리더의 대우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치어리더도 우리 팀의 일부인데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팬도 “캐치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놀이방 같은 어린아이를 위한 시설을 설치해 아이들을 야구장에 찾아오게 해놓고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애초에 기획한 이벤트는 남성 응원단장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벤트 진행 중에 문제가 생겨 치어리더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춤을 추게 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벤트를 잘못 연출해서 팬들에게 불쾌한 상황을 만들었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벤트 기획에 더 신경을 쓰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치어리더 성희롱 문제 꾸준히 제기…“처우 개선 시급”
이번 행사뿐 아니라 치어리더에 대한 성희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프로야구 삼성 라이언즈 소속 치어리더 황모씨는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성희롱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황씨는 SNS에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게시된 자신을 성희롱하는 글을 캡처해서 올린 뒤 “저런 글을 보게 되면 그날 하루는 다 망치는 것 같고 종일 이 생각밖에 안난다”며 “이제는 겁도 나고 막막하다. 부모님이 이런 글을 보게 될까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황씨의 SNS 글 게시 이후 수많은 치어리더가 성희롱을 당했던 경험을 전하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SK와이번스 팬 커뮤니티에 이번 이벤트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A씨도 “프런트에서 이벤트를 진행함에 있어 시대의 흐름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치어리더나 배트걸 같은 여성분들에 대한 처우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번 이벤트에서 보여 준 춤추는 치어리더와 치어리더로부터 남자친구를 지키려는 여자친구라는 구도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는 여성혐오적인 이벤트로 보일 여지가 있다”며 “치어리더를 남성의 눈요깃감이나 남성을 위해 춤추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이 전제하기 때문에 치어리더라는 여성 노동자들의 취약한 노동 환경과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