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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3월14일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대화 내용에 대해 “당시 경영권 분쟁을 하는 입장이라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현안에 대해 얘기할 마음도 없었다. 상식적으로 ‘이것 좀 도와주십시오’라 얘기하면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단독 면담 한 달 전 롯데가 박 전 대통령과 이인원 전 부회장의 단독면담을 앞두고 만들었던 ‘VIP 미팅자료’에 대해선 “당시엔 몰랐고 1심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에 해당 자료 속 ‘정부 건의사항’ 항목에 면세점 특허 언급이 있는 점을 언급하며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면세점 특허 관련 건의를 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 자료는 이 전 부회장이 가져갔던 자료일 뿐, 제가 갖고 간 자료엔 없다”고 일축했다.
신 회장은 당시 대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 건강상태를 물어 제가 괜찮다고 답한 후 ‘여러 가지 일들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 후 평창동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줬다”며 “대통령과 만나는데 자료를 갖 고가 일일이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있지만 스포츠 관련 지원을 계속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출연에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단독 면담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당일 아침 전화가 왔다. 박 전 대통령이 여러 사람을 만나니까 (다른 재벌 그룹) 회장들과 면담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 이전엔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후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전화번호를 이 전 부회장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며 검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회장에게 대통령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눴고 평창동계올림픽 등 ‘스포츠 관련해 청와대에서 연락이 올지 모르니까 기다려보라’는 식으로 말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단독 면담 3일 전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을 만난 이유에 대해선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2015년 이전엔 정치인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며 “경영권 분쟁 때문에 만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다’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2015년 하반기와 2016년에 많은 분을 만났다”고 밝혔다.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신 회장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오는 30일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