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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0원 하락한 1067.0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상승). 지난 11일(1066.3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환율 하락 폭도 지난달 27일(10.8원↓) 이후 가장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간밤 환율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퍼졌다고 분석했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은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과 러시아는 환율 평가절하 게임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관련 언급은 이제 자연스럽게 달러 약세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미국 행정부는 환율보고서 등을 통해 여타국들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지 못 하도록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약세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로 해석돼서다.
특히 간밤에는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중국 및 러시아를 특정해서 언급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더 크게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간밤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은 생각보다 수위가 높아진 것”이라면서 “그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달러 약세로 연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게다가 다음주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한 관련 리스크가 한 단계 더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원화 가치도 상승할 확률이 있는 상황이다.
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받은 동시에 원화 강세 가능성도 나오면서 시장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의 한 외환딜러는 “이날 선물시장에서 달러화 약세에 베팅한 물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75억7100만달러였다.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7.52원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6.92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239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