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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IT기술인데"..470명에게 54억 가로챈 프로그래머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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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I 2016.04.14 18: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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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IT기술 투자설명회 열어 투자금 대거모집..1인당 수백만~수천만원
공인기관 기술검증도 못 받아 ..항소심서도 1심과 동일형량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일반인 470명을 대상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한 특정 정보통신(IT) 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 54억 가량을 가로챈 40대 컴퓨터프로그래머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 내내 도망을 다닌 이 사람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모습을 드러내 항소했다가 다시 동일한 형량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이은신)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42)씨에게 징역 6년과 함께 피해액 3500만원에 대한 배상명령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법정구속됐다.

법원에 따르면 컴퓨터프로그래머인 김씨는 일반인들이 IT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실제 전문지식은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 자신이 개발한 일명 ‘키슝’(동영상 압축분산 기술)으로 사기범행 계획을 꾸몄다.

그는 2012년 2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키슝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는 “이 기술은 캐나다에서 7명의 공동기술자들과 함께 전재산 460억원 상당을 들여 개발했다”며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해외에서도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을 내려받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간에 뜻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짐정리를 하다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하느님이 계시를 했는지 모니터에 알 수 없는 숫자들이 떠있더라”며 “이를 슈퍼컴퓨터에 입력했더니 키슝의 비밀이 풀렸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김씨는 키슝의 사업성을 과대 포장하며 고가의 해외서버 컴퓨터 시스템과 USB칩 등 구입 명목으로 같은해 2월부터 6월까지 1인당 수백만~수천만원씩 470명에게 총 54억 8900만원 가량의 투자금을 받아챙겼다.

그러나 개발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했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키슝 역시 기존의 기술들을 적절히 조합한 것에 불과할 뿐 공인기관의 객관적인 기술검증조차 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씨는 1심 선고기일(2014년 10월 23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후 주소지를 계속 옮겨서 4차례의 소환장에도 응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0월 29일 공시송달절차를 통해 김씨가 없는 상태에서 징역 6년과 배상금 3500만원 지급을 선고했다.

선고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지난 1월 27일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동영상 기술 사업화 과정에서 경험부족이 있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공소장에 김씨의 휴대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연락시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직권파기했다. 그러면서도 “김씨가 항소심에까지 별다른 피해회복을 하지 않았다”며 1심과 동일한 양형을 선고했다.

서울 남부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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