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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용)바닥 신호등에 자동 음성 안내까지…변신중인 스마트 교통시스템

김은비 기자I 2022.03.02 16:57:18

관악구, 보행친화적 스마트 교통안전체계 구축
전방 주시 안해도 신호등 쉽게 인지해 사고 줄여
기온 자동 인식 냉온풍기로 버스정류장 불편 해소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아이들이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만 보고 다녀서 걱정이 많았는데,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신호등을 쉽게 인지할 수가 있어서 등·하교길이 한층 안전해진 기분이에요.”

서울 관악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학교 앞에 지능형 횡단보도가 생긴 것을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감소를 목적으로 개정된 ‘민식이법(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서울시 각 자치구들이 횡단보도 교통체계를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LED 바닥신호등, 보행신호 음성안내장치, LED 도로표지판 등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지능형 횡단보도는 양측 인도 위 기존 신호등과 연계한 LED 바닥신호등으로 신호가 바뀐 것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또 음성안내 장치로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신호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관악구에 설치된 지능형 횡단보도 모습.(사진=관악구)
언뜻 보기에는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실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구민들이 직접 변화를 체감하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최근 찾은 관악구 봉천초등학교 정문앞에 설치된 지능형 횡단보도에 불이 깜빡이자, 신호등을 보지 않고 있음에도 충분히 빨간불임을 인지해 멈추게 됐다. 여기에 “위험하니 인도로 이동하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연신 나와 길을 가던 뛰어가던 학생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면서 “횡단보도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나오자 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게 되기도 했다.

실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를 비롯해 송파구(120곳), 노원구(92곳), 영등포구(88곳), 중구(87곳), 강북구(70곳), 광진구(65곳), 동대문구(62곳), 중랑구(60곳), 강동구(56곳) 등 10개 자치구가 50곳이 넘는 횡단보도에 바닥 신호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자치구들은 관내에 초등학교 주변, 노인보호구역 등 교통약자들이 많아 사고가 잦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스마트 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능형 횡단보도 설치 비용이 한번에 1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 효과를 내기 위해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 보호구역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스몸비족 사고 예방을 위한 신호등 보조 장치로 접근했는데 차로 가까이에 서 있는 아이들을 차로 뒤로 물러서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어 학부모들과 학교 측으로부터 바닥 신호등 설치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긍정적 반응에 서울시는 올해도 어린이 보호 구역 등을 중심으로 횡단보도에 스마트 안전장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시는 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 460곳에 스마트 안전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단횡단이 있을 경우 ‘경고 안내방송’을 하거나 차량이 정지선을 위반하는 경우 ‘전광판에 이를 표출하고, 바닥에도 LED 표지병을 설치할 것”이라며 “스마트횡단보도가 사고 위험요소를 현장에서 실시간 인지하도록 해 사고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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