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파업 전운 고조…임협 난항에 생산 차질 우려

김은경 기자I 2025.08.27 15:50:32

HD현대重 노조, 부분파업 시행
포스코 노조 ‘교섭 중단’ 선언에
이희근 사장, ‘노사 긴급 간담회’
노란봉투법에 노조 입김 거세져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조선·철강업계 노사 갈등이 격화하면서 파업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임금협상 난항으로 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산업계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으로 노조의 입김이 한층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는 오는 29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지난 26일 조합원 일부만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하계휴가 후 첫 파업을 재개했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고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조선업계는 초호황기를 맞아 3년 치 이상의 일감이 쌓여 납기를 맞추기 빠듯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논의가 본격화하며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로 직결돼 대형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7월 4일 노조 대회의실에서 올해 파업 찬반투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철강업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20일 제17차 본교섭 이후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통상적으로 교섭 중단 이후에는 노조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신청, 조합원 찬반투표 등 파업권 확보 절차가 이어진다.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업황 악화에 미국의 고관세 압박으로 이중고를 겪는 포스코의 추가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자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지난 26일 김성호 노조위원장을 긴급히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사측은 임금협상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노조와 대화 재개를 요청했고 양측은 이날부터 실무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는 올해도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측에서 추가 제시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조선업의 경우 호황기를 맞았으나 많은 인력이 필요한 노동 집약 업종으로 급격한 임금 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통과로 노조의 입지가 강화되자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현대제철 하청노동자 1892명은 이날 불법 파견과 교섭 거부를 이유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 등 경영진을 고소했다.

반면 사측은 손배소 취하로 대응 기조를 바꾸고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2021년 파업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46억원대 손배소를 최근 취하했다. 한화오션(042660) 역시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노동자회 소속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 손배소 취하를 검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 장기화는 업황 악화와 글로벌 경쟁 속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노란봉투법 이후 산업계가 우려했던 노조와의 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대화와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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