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A씨 변호인은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5년간 피해자로부터 끔찍한 폭행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으므로 피고인의 정당방위 내지는 과잉방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그 부모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오전 3시께 군산시 한 주택에 불을 질러 남자친구인 3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신이 낸 불이 주택 전체로 번진 이후에도 119에 신고하지 않고 그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에 “B씨와 5년간 사귀면서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A씨는 범행 당일에도 술을 마신 B씨에게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방화 이후 화재를 지켜본 이유에 대해 “불이 꺼지면 안 되니까… 만약 그 불이 꺼졌다면 제가 죽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숨진 B씨는 2023년 특수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으나 출소 이후에도 A씨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너 때문에 감옥 갔다”며 A씨의 목을 조르거나 발로 걷어차는가 하면, 흉기로 위협했고 담뱃불로 A씨에게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
또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고, 그 유족 또한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었다”며 “피고인이 유족에게 용서받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했고, 전국 34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군산 교제 폭력 정당방위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6일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에게 정당방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교제 폭력은 (피해자가) 죽거나 (가해자를) 죽여야 끝난다”며 “끔찍한 교제 폭력에서 생존한 여성이 징역 12년을 선고받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교제 폭력) 피해자는 23번이나 경찰 신고를 했는데도 어떠한 보호 조치도 받지 못하고 살기 위해 불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단체 회원 등 4000여 명은 A씨를 선처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