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아닌 ‘10억’…중3이 ‘진품명품’에 들고 온 할아버지 물건은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중학생 3학년 학생이 “할아버지의 소장품”이라며 KBS ‘TV쇼 진품명품’를 찾았다가 뜻밖의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10억의 가치가 있는 불교 경전 필사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으로 밝혀졌다.

금으로 제작된 불교 경전 필사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사진=KBS ‘진품명품’ 캡처)

지난 3일 방송된 KBS ‘진품명품’에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된 A군이 금으로 제작된 불교 경전을 들고 등장했다.

MC는 “금으로 된 화엄경을 왜 갖고 있냐”고 물었고 A군은 “할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소장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글과 그림 모두 금으로 만들어져서 진짜 귀한 거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여기에 담겨 있는 글의 내용, 그림의 뜻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경전에는 ‘대방광불화엄경제22’라고 적혀 있었으며, 표지와 그림, 글씨까지 전부 금으로 작성됐다. 김영복 서예 고서 감정위원은 “이(대방광불화엄경제22)를 줄여서 화엄경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화엄종의 근본이 되는 불교 경전”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으로 만들어 진 화엄경에 대해 김 감정위원은 “금니라고 하는데 불화의 재료로 금박 가루를 아교풀에 갠 것”이라며 “의뢰품은 화엄경 주본 39품 중 23품이다. 부처가 보리수 아래와 야마천궁을 떠나지 않고 도솔천으로 올라가 보배 궁전으로 나아가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지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10% 정도 가치가 하락했다. 발원문이 있었다면 가치는 현재의 2배 정도로 높게 평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뢰인은 해당 화엄경의 추정 감정가로 100만 원을 예상했고 “할아버지가 귀하다고 하셔서 저도 제가 아는 가장 큰 금액을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정 결과 10억 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진품명품’ 역대 감정가 5위에 등극했다.

김 감정위원은 “국내에서는 유일본이고 국가 차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고려 불화로서의 미술사적 가치를 고려했다. 미술사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현재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저도 오늘 처음 봤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A군은 “할아버지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할아버지께서 지금처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