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CJ제일제당의 식물성 식품사업의 경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32) 식품전략기획담당 경영리더(상무)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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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대체식품 시장이 먼저 발달한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현학 CJ제일제당 플랜트베이스드팀장은 이날 “‘게살과 게맛살’, ‘버터와 마가린’처럼 기존 식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공존하는 ‘플랜트 베이스드’라는 새로운 식품 유형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사업 규모 확대를 위해 내부적으로 대체식품뿐 아니라 발효단백 연구와 국내외 관련 기업들에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약 26조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는 약 9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비건(채식주의)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5년에는 181억원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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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비비고 ‘비건 만두’와 ‘비건 김치’를 선보이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라인업 확대를 위해 이달 플랜테이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2종’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재료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철저하게 관리해 이탈리아 ‘V라벨’ 비건 인증도 받았다.
특히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고기 함량이 높은 떡갈비 등 제품에 적용했다. CJ만의 차별화된 연구개발(R&D)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이 소재는 대두와 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이다. 조직들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해 실제 고기에 버금가는 탄력 있는 육질과 육즙을 구현했다.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유지해 다양한 제형으로 제품화할 수 있어 국·탕·찌개 등 한식은 물론 양식에도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효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상무는 “지구에서 경작과 축산 토지 중 식물 경작 비중이 23%”라며 “식물을 기반으로 한 식물성 식품으로 공급하는 단백질이 전체의 67%로 생산 면적대비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효율화가 사업 성패 가를 듯
관건은 비용이다.
이상 기후 현상과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식물성 식품의 주 원료인 대두와 밀 등 국제 곡물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등 가격적 리스크가 항상 존재하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국제 정세 불안 등 여파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 등 부담 요인은 지속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대체식품의 핵심은 맛과 영양이다. R&D 투자는 지속하면서 생산 가동률 확대와 고정비 절감 등 내부 효율화를 통한 단가 절감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상무는 “현재 연구를 시작하고 있는 미생물을 통한 발효단백과 동물 조직 추출을 통한 배양육 사업은 자원이 한정적이지 않다”며 “비용 변화에 따른 위험도 적고 활용 가능성이 더욱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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