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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일한 방역이 대참사로…청해부대 軍수뇌 책임론

김미경 기자I 2021.07.19 18:01:34

첫 확진자 발생 나흘만에 전체 82% 감염
단일공간 `유례없는` 집단감염 기록될 듯
밀폐 군함 특성상 추가 확진 나올 가능성
군, 백신 미접종 및 방역 조치 미흡 비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규모 함정의 집단감염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중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톤급) 승조원의 8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 15일(집계일 기준) 최초 확진자 발생 나흘 만이다.

사실상 외부 접촉이 제한적인 파병 함정의 근무 특성만 의지한 채 정부의 안일한 방역 대응이 부른 대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문무대왕함을 타고 파병 지역으로 떠났던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1명 가운데 이날 오전 8시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247명이다.

그래픽=연합뉴스
합참 당국자는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불가란 통보를 받았으며 현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장병은 16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6명, 17일 1명, 18일 61명에 이어 전체 승조원의 82.1%가 감염된 것이다. 단일공간에서 발생한 유례 없는 집단감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잠복기와 승조원 전원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점, 밀폐된 공간이 많고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연결되는 군함 특성 등을 감안할때 음성 및 판정 불가 인원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전날 오후 4시 청해부대 전원을 조기 복귀시킬 200여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이 탄 공군 수송기 2대를 부랴부랴 급파했지만, 늑장대응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무대왕함에서는 지난 2일 처음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장병이 나왔지만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의뢰가 아닌 감기약 처방이 전부였다. 이어 수십명의 장병들이 감기 증상을 호소했을 때도 신속항체검사 간이검사만 실시했고 음성판정으로 나오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군 당국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도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월 파병 이후 정부가 현지 백신 접종, 백신 투입 등 청해부대원에 대한 방역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군 수뇌부를 향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군 안팎에선 “해외파병부대의 감염병 위기상황 대응 매뉴얼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급파된 군 수송기가 19일 오후 현지에 도착했다. 사진은 특수임무단 장병들이 현지공항에 도착해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에서 내리는 모습(사진=국방부).
18일 오후 부산 김해공항에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군 수송기 2대는 현재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300명 전원을 태워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다. 수송기에는 문무대왕함을 한국까지 운항할 교체병력 148명(해군)과 방역 및 의료인력 13명, 지원팀 39명(공군) 등 200명 규모 특수임무단이 탑승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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