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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소비재 산업을 수출동력 삼아 수출활력 제고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며 “5대 유망 소비재 수출 지원을 통해 전체 수출액을 지난해 277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2년 350억달러(41조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패션의류 등 5대 유망 소비재 집중지원
정부는 소비재 중에서도 최근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5대 유망 소비재를 골라 정책 지원을 집중키로 했다.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 △의약품이다.
이들에 대한 무역보험 지원 규모를 지난해 4조8000억원에서 8조원까지 늘리고 지원 대상사업도 공장·플랜트 중심에서 현지 판매망 설립 등으로 늘린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브랜드 15개를 선정해 지원을 집중해 국제적인 소비재 브랜드와 기업을 키워내기로 했다.
이 부문에 지원을 늘리는 건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이들 5대 유망 소비재 수출액은 2014년 200억달러에서 지난해 277억달러로 4년새 38.5%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액이 5727억달러에서 6055억달러로 5.7% 늘어난 것과 비교해 월등히 빠르다. 지난해 12월 이후 전체 수출액이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이 부문의 수출액만은 늘고 있다. 더욱이 한류의 국제적인 인기가 커지고 있고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는 등 시장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5대 유망 소비재는 최근 어려운 수출 여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재가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도록 범 부처 지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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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소비재 활성화방안에 이어 올 8월에는 플랫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안도 발표한다. 역시 제조업 중심의 현 경기침체 조짐을 신산업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2026년까지 소득·재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위기가구를 찾는 ‘복지멤버십(가칭)’을 도입하고 2021년까지 농산물 생산·유통정보를 활용한 종합정보시스템을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신산업 육성 정책이 당장의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수출 다변화의 기반이 될 순 있지만 아직까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이들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였다. 5대 유망 소비재 기준으로는 4.6%에 불과하다.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독일은 이 비중이 2017년 기준 26.2%에 이르고 일본도 17.6%에 이른다.
수출 감소 흐름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이 집계한 이달 1~10일 수출액은 103억달러(약 1조1800억원·통관기준 잠정치)로 전년보다 16.6% 감소했다. 아직 월초라고는 하지만 2월 이후 다시 두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단일 품목으로만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 침체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6월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30.8% 줄었다. 석유제품 역시 20.1%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 속 대 중국 수출 역시 26.7%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 주력)산업 재편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노동비용 인상이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개별 산업 지원하는 것도 물론 효과가 있겠지만 현 정부 정책의 궤도수정을 포함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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