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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번 조치는 그간 서비스 R&D 관련 사업이 여러 부처에 산발적으로 분산돼 체계성이 떨어지고,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도 불충분하다는 내부 진단에 따른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과학기술계 중심의 R&D 체계는 확고하지만, 서비스 R&D는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 저변이 확대돼 있지 않아 명확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서발법이 제정·시행됐을 때 전체적인 R&D 체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개편의 핵심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지원 패러다임 탈피다. 현재 국가 R&D는 전통적인 제품 개발에 쏠려 있어 데이터나 인적 자원 등 서비스업의 핵심 자산이 제대로 평가받거나 지원받기 어려운 구조다. 미용이나 숙박 같은 생활 밀착형 업종 역시 그간 혁신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진흥이 아닌 규제 대상으로만 관리돼 왔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서비스 R&D의 개념을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자동차 제조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의 결합, K팝 콘텐츠와 뷰티·굿즈 상품의 연계처럼 부처 간 업역이 불분명한 융복합 신산업 출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을 R&D 영역으로 포괄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도 개편을 위해 재경부는 현재 추진 중인 서비스 R&D의 쟁점과 실태부터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주요 부처와 산하 기관에 흩어져 있는 과제 발굴·기획·선정·평가·성과관리 등 전 주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파악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 과제를 짚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범정부 거버넌스를 새롭게 짜고, 사업 추진·관리 방식 전반의 실효성 있는 로드맵을 도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선제적인 밑그림 작업에 나선 이면에는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 국회의 입법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부가가치 60%,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서발법은 2011년 18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무려 15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소위원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공청회와 축조심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하며 모처럼 입법 기대감이 커졌으나, 선거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공청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다시 짙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입법 논의가 기약 없이 지연되자 현장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서발법 입법과제 세미나에서는 “농업과 제조업에도 있는 기본법이 서비스산업에만 없다”며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융복합 갈등 조정, 신사업의 비조치 의견서 발급, 서비스 R&D 인정 등을 엮어낼 공통 플랫폼으로서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학계와 업계의 호소가 쏟아졌다.
예산·세제·인력 양성 등과 달리 R&D는 독자적인 정책 수립만으론 한계가 분명한 만큼, 정부는 법 통과를 촉구하는 동시에 행정부 차원의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 제정과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기초 작업을 착실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 역시 서발법 시행 시 다른 정책 지원 체계와 맞물려 디자인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