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장 제거에도…“헤즈볼라 새 사령부 구축, 장기전 대비”

김윤지 기자I 2024.10.11 20:54:19

로이터 소식통 인용 보도
“레바논 남부에 새 지휘 본부 구축”
비축 무기량도 상당…“쉬운 상대 아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새로운 군 사령부를 배치해 로켓 발사와 지상 전투를 지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 바스타 지역. (사진=AFP)
소식통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후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의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전했다. 나스랄라의 암살 이후 헤즈볼라의 지휘 체계가 한때 혼란에 빠지기도 했으나 곧 새 군 사령부를 구축했으며, 새로운 지휘 본부는 이스라엘의 후속 공격에도 기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강력한 정밀 유도 미사일을 포함해 장기전을 대비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상당한 양의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들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무기고가 타격을 입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과 대치되는 내용이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의 아브라함 레빈 분석가는 “헤즈볼라는 쉬운 표적이 아니”라면서 “헤즈볼라가 단단히 준비하고 이스라엘을 기다리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 체계가 손상됐다고 해서 이스라엘 지역사회를 향해 발사체를 쏘거나 이스라엘 군대를 공격하는 헤즈볼라의 능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면서 “헤즈볼라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강력한 테러 조직”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중동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헤즈볼라의 능력은 저하됐지만 탄도 미사일을 최후의 무기로 보유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강력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는 헤즈볼라가 15만개 이상의 미사일과 로켓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언하고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나스랄라에 지난 3일엔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추정되는 하심 사피에딘까지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10일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의 주거 지역까지 타격하는 등 공습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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