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창간 50주년을 앞둔 교양잡지 월간 ‘샘터’가 12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 오랜 적자 끝에 내린 결정으로 사실상 폐간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샘터사는 오는 12월 발간 예정인 598호를 마지막으로 월간 ‘샘터’ 제작을 중단한다고 21일 밝혔다. 샘터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계속 적자였고 단행본 수익으로 메워왔지만, 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600호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샘터는 1970년 4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월간 교양지’로 출발했다. 초대 발행인은 국회의장을 지난 고(故) 김재순 의원이고, 현재 발행인인 김성구 대표가 그의 아들이다.
‘샘터’는 우리 주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하며 한때 월 50만부를 찍어낼 정도로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수필가 피천득부터 소설가 최인호, 법정스님, 이해인 수녀, 아동문학가 정채봉까지 글쟁이들의 무대로도 사랑받았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도 ‘샘터’ 기자 출신이다.
하지만 출판산업 전체가 침체기를 겪으며 판매부진 등으로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영난을 겪어왔다. 2017년 9월에는 창간 때부터 지내온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사옥까지 매각했다. 당시 직원의 3분의 1 가량이 샘터사를 떠났다. 현재 샘터는 월 2만부 가량이 제작·판매되고 있다.
월간 ‘샘터’ 발행은 중단되지만 샘터사 단행본 발간은 계속된다. 샘터사는 ‘샘터’의 취지에 공감하는 후원자가 나타날 경우 후원이나 매각을 통해 발행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