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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 35년 무재해 대기록…구자용 이끈 '노경 무분규 30년' 재조명(종합)

남궁민관 기자I 2019.03.18 16:22:47

정유·가스 및 민간에너지업계 최장 기록
35년간 사망·4일 이상 부상 사고 한 건도 없어
지난해 노경 무분규 30년 대기록 재조명
"소통 통한 노사 신뢰, 업무 집중도 높여"

구자용(오른쪽) E1 회장이 15일 E1 여수기지에서 무재해 35년 달성 기념 휘장을 달고 있다.E1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LPG(액화석유가스) 전문 기업 E1(017940) 여수기지가 무재해 35년 대기록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 암반 LPG 저장시설인 E1 여수기지는 1984년 3월 운영을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LPG를 공급해 온 결과로, 이는 국내 정유·가스업계 및 민간 에너지업계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철강과 조선, 방산, 정유·석유화학 등 전 장치산업들에 걸쳐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인명 피해가 줄잇고 있는 가운데, E1의 이같은 성과의 비결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안전·보건·환경 시스템 구축은 ‘비용’ 아닌 ‘투자’라는 기업 가치와 함께, 구자용 E1 회장 특유의 소통경영과 이를 통한 노사 간 신뢰가 안전관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35년간 사망은 물론 4일 이상 부상도 없었다

E1은 여수기지가 3월 3일 24시부로 무재해 35년 기록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E1이 적용 중인 무재해 기준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에서 공표한 사업장 무재해 운동 추진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규칙은 무재해를 ‘근로자가 업무에 기인하여 사망 또는 4일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부상 또는 질병에 이환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여수기지는 35년 간 사망은 물론 근로자가 4일 이상 요양을 요하는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음을 의미한다.

여수기지는 LPG 저장 및 공급을 하는 시설로, 그 특성상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다른 생산설비 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기지 준공 이후 35년 간 단 한 건의 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충분히 그 운영 및 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공식 집계된 내용은 없지만, 업계에서 파악하기로 E1 여수기지는 전 산업에 걸쳐 민간기업 중 최장 무재해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1 여수기지보다 유일하게 무재해 기간이 긴 곳은 한국중부발전의 서울 마포구 서울복합화력발전 뿐으로, 1980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무재해 기록을 잇고 있다.

E1은 체계적인 안전시스템 구축 및 임직원 안전의식 내재화를 위해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개 중이다. E1은 분기 1회 이상 안전사고 대응 및 소집 훈련 등 정기적인 자체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서·전기안전공사 등 외부 기관에서 전문가를 초빙도 정기적으로 전개 중이다. 이와 함께 전체 LPG 유통망에 걸친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 E1과 거래하는 전국 약 2800개(지난해 기준) 충전소 및 영업시설을 대상으로 상시 무재해 안전 교육 및 시설 점검, 보수를 실시하여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노경 무분규 30년…“업무 집중도 높여”

특히 무재해 35년 달성에 E1 특유의 노사 간 신뢰 관계 구축 노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35년 무대재해 대기록은 구자용 회장을 비롯한 전 직원 간의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끈끈한 신뢰를 쌓아온 덕분”이라며 “이를 통해 노조와 경영진이 모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것이 E1이 자랑하는 무재해의 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구 회장의 소통경영은 이미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구 회장은 분기마다 전 직원이 참석한 경영현황 설명회를 개최해 회사 현황을 공유하고, 이후 참석자 모두가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캔미팅을 진행한다. 여기에 구 회장은 평소에도 직원들과 사내 이메일을 수시로 주고 받으며 의견을 나누고, 승진한 직원들에게 축하 케익과 카드를 전달하는 등 직원들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E1은 노사 관계 관련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기록을 갖고 있다. E1은 지난해 ‘노경 무분규 30년’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1988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30년 간 무분규 협력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노조는 1996년부터 23년 연속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하고 있기도 하다.

구 회장은 “노경이 서로 믿고 의지한 덕분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E1은 많은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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