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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2시(현지시간) 김 위원장 일행이 탄 전용열차는 베이징역을 출발했다. 이 자리에는 의장대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들이 나와 그를 환송했다.
만일 다른 도시를 들르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은 10일 새벽 북·중 접경지대인 단둥을 지나 북한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숙소인 조어대(釣魚台)에서 나와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제약회사인 동인당의 공장을 시찰했다.
동인당은 청나라 강희제 시절인 1669년 세워진 중국의 약방 기업이다. 1991년 국가 1급기업으로 선정됐고 2006년에는 국가무형 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릴 만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제약기업이기도 하다. 안궁우황환이나 우황청심환 등으로 한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의약품 산업에서 중의학이 차지하는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육성안을 내놓았다. 동인당 역시 이에 발맞춰 스위스에 중의학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고 미국이나 유럽 시장으로 진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베이징 동인당 공장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약초 산업 역시 현대적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산지가 많아 당귀, 인삼, 황경피 등 약용작물 생산량이 많다.
아울러 동인당이 있는 경제기술개발구는 베이징의 유일한 국가급 경제기술 개발구로 하이테크 산업과 우주 관련 산업이 집약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산업단지에는 노키아, 벤츠, GE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입주해 있어 김 위원장이 미래 산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30여 분간 동인당을 둘러본 후 다시 조어대로 들어와 휴식을 취했다. 이후 정오께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호텔 주위가 통제됐고 주변엔 귀빈 전용 구급차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차량이 배치돼 있던 만큼,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오찬 회동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북경반점은 베이징을 대표하는 호텔로 외국의 귀빈과 고위 관리들이 주로 묵는 곳이다. 전날에도 김 위원장 내외가 시 주석 부부와 4시간 가량 만찬을 진행한 만큼, 이날도 오찬을 통해 우의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참모진 역시 북경반점 맞은편 건물에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 모두 양 정상의 회담 내용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외신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 제재 완화를 요청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홍콩 명보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중국이 미국에 대북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해체를 위해 이를 북한 밖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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