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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교수 25명은 22일 성명서를 내고 “하일지 교수가 한 학생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교수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마저 외면한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학교는 교육을 책임지는 주체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본부에 △학생들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책을 마련할 것 △하일지 교수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명백히 조사하고 객관적·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조속히 징계할 것 △학생이 참여하는 인권센터를 설립해 대학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것 △하일지 교수 사태로 실추된 학생·교수·교직원과 대학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교수들은 하일지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하일지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을 접하면서 우리 교수들은 다시 한 번 절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하일지 교수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는 궤변으로 일관했고 피해 학생의 이메일을 배포함으로써 2차 가해도 주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씨는 지난 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관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또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지난 2016년 2월 하일지씨와 가까운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다가 입맞춤을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하씨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해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며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해 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