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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올라서며 분위기 괜찮았는데
지난 21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홍 후보의 지지율은 10.2%다. 해당 조사에서 40.0%를 기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0.1%로 나타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지만 한자릿수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홍 후보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종북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망하니 탄핵으로 흩어진 보수우파가 재집결해 집권해야 한다’는 홍 후보는 연일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거론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한다. 중도표를 모으는 등 확장하기보단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흩어진 ‘집토끼’부터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지율을 보면 성공했는지 여부가 좀 더 확실해진다. 전국 지지율 10.2%를 보인 여론조사에서 TK는 22.1%로 나왔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해당 지역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 보수 재집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자서전 논란’ 터져…洪 “재밌게 엮으려”→“그만 용서하길”
그러나 지난 20일 ‘돼지 흥분제’ 사건이 터졌다. 자서전의 해당 부분을 찍은 사진이 오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홍 후보는 21일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으려고 한 것”이라며 “끝난 사건을 또다시 들추는 것을 보면 내가 유력 후보가 되긴 했나 보다”라며 넘기려 했다. 논란이 잠잠해지기는커녕 다른 후보들 캠프에서 비난 성명이 쏟아지며 더 악화했다. 홍 후보는 22일 “45년 전 잘못입니다. 인제 그만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사과하며 태도를 바꿨으나 효과는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3일 3차 대선주자 TV토론회에서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가 없다”면서 “홍준표 후보하고는 토론하지 않겠다”며 토론 전 보이콧 선언부터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안철수도 잇따라 사퇴를 촉구했고 홍 후보는 토론회에서 ‘왕따’가 됐다.
◇‘홍찍자’에서 다시 ‘홍찍문’으로 ‘도루묵’
홍 후보는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대통령된다)을 극복하기 위해 대선 슬로건으로 ‘홍찍자’(홍준표 찍으면 자유대한민국)를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홍찍문’이 더 강해져 결과적으로 안 후보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만약 이 같은 일을 유력 대선주자인 안 후보나 문 후보가 저질렀다고 생각해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40여 년이 지났든 자서전을 쓴 지 10년이 지났든 엄청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홍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친박’(親朴)·탄핵무효 세력들이 달리 갈 곳이 없어 (홍 후보에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특성상 후보의 도덕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홍찍문으로 대표되는 홍 후보에 대한 ‘사표’(死票) 심리가 더 강력히 작동할 것”이라며 “상승세를 타던 홍 후보를 보며 희망을 품은 지지자들이 ‘이젠 완전히 틀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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