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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겨우 긁어모은 '10%'…'돼지흥분제'로 다 날리나

고준혁 기자I 2017.04.24 17:03:53

洪, 경선 승리 후 10% 올라서…TK 20% 돌파로 ''동남풍'' 얘기도
21일 SNS서 자서전 돌아…沈, 토론서 보이콧으로 ''쐐기'' 박아
박상병 평론가 "''홍찍문'' 심리 반등…安 유리해질 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명동에서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10%대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이제 막 ‘잘 나가’려고 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자신이 쓴 글에 발목을 잡혔다. ‘나 돌아가고 싶다’란 제목의 자서전에 나온 돼지발정제로 강간 모의를 했다는 내용이 퍼지며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어서다.

◇10% 올라서며 분위기 괜찮았는데

지난 21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홍 후보의 지지율은 10.2%다. 해당 조사에서 40.0%를 기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0.1%로 나타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지만 한자릿수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홍 후보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종북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망하니 탄핵으로 흩어진 보수우파가 재집결해 집권해야 한다’는 홍 후보는 연일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거론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한다. 중도표를 모으는 등 확장하기보단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흩어진 ‘집토끼’부터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지율을 보면 성공했는지 여부가 좀 더 확실해진다. 전국 지지율 10.2%를 보인 여론조사에서 TK는 22.1%로 나왔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해당 지역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 보수 재집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자서전 논란’ 터져…洪 “재밌게 엮으려”→“그만 용서하길”

그러나 지난 20일 ‘돼지 흥분제’ 사건이 터졌다. 자서전의 해당 부분을 찍은 사진이 오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홍 후보는 21일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으려고 한 것”이라며 “끝난 사건을 또다시 들추는 것을 보면 내가 유력 후보가 되긴 했나 보다”라며 넘기려 했다. 논란이 잠잠해지기는커녕 다른 후보들 캠프에서 비난 성명이 쏟아지며 더 악화했다. 홍 후보는 22일 “45년 전 잘못입니다. 인제 그만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사과하며 태도를 바꿨으나 효과는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3일 3차 대선주자 TV토론회에서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가 없다”면서 “홍준표 후보하고는 토론하지 않겠다”며 토론 전 보이콧 선언부터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안철수도 잇따라 사퇴를 촉구했고 홍 후보는 토론회에서 ‘왕따’가 됐다.

◇‘홍찍자’에서 다시 ‘홍찍문’으로 ‘도루묵’

홍 후보는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대통령된다)을 극복하기 위해 대선 슬로건으로 ‘홍찍자’(홍준표 찍으면 자유대한민국)를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홍찍문’이 더 강해져 결과적으로 안 후보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만약 이 같은 일을 유력 대선주자인 안 후보나 문 후보가 저질렀다고 생각해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40여 년이 지났든 자서전을 쓴 지 10년이 지났든 엄청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홍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친박’(親朴)·탄핵무효 세력들이 달리 갈 곳이 없어 (홍 후보에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특성상 후보의 도덕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홍찍문으로 대표되는 홍 후보에 대한 ‘사표’(死票) 심리가 더 강력히 작동할 것”이라며 “상승세를 타던 홍 후보를 보며 희망을 품은 지지자들이 ‘이젠 완전히 틀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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