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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 알바니아 '6조 리조트'…닷새째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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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05 11:48:30

사잔섬·해안에 6조 리조트…알바니아 GDP의 10%
반부패 검찰, 보호구역 푼 과정 특혜 의혹 수사
이방카 "헤엄쳐 가 매료"…팟캐스트 발언 빈축
라마 총리 "투자 안 멈춰"…무산되면 두 번째 좌초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연관된 약 40억달러(약 6조원) 규모 알바니아 초호화 리조트 개발 사업이 닷새째 반대 시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환경 파괴와 추진 과정의 불투명성, 트럼프 일가와의 연결고리를 둘러싼 논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이방카 트럼프(오른쪽)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해 10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닷새째 수도 티라나에 모여 ‘알바니아를 도둑맞지 말자’ ‘알바니아는 매물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참여자들은 분홍색 플라밍고 모형을 들고나왔는데, 이는 개발 예정지 인근 보호 습지에 사는 플라밍고가 이번 시위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쿠슈너가 세운 투자사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후원하는 것으로, 알바니아의 유일한 섬인 사잔섬에 초호화 리조트를 짓고 인근 즈베르네츠 해안에도 개발 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즈베르네츠는 보호 습지와 맞닿은 곳이다. 사잔섬은 옛 군사 기지로, 공산주의 지도자 엔베르 호자 시절 요새화돼 20세기 상당 기간 일반인의 출입이 막혔고 지금도 곳곳에 콘크리트 벙커가 남아 있다.

알바니아 반부패 검찰은 이번 주 개발의 길을 열어준 2024년 보호구역 지정·토지 소유권 변경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은 2024년 말 예비 승인을 받았다. 추정 사업 가치는 알바니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웃돈다. 정부는 씀씀이가 큰 관광객을 끌어들여 최근 빠르게 성장한 관광산업을 한층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민감한 생태계를 위협하는 데다 검증도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한다. 알바니아 조류학회는 이 일대가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새들의 이동 통로’라고 지적했다.

쿠슈너의 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이 섬을 발견한 과정을 이야기했다가 빈축을 샀다. 이방카는 “친구의 배를 타고 가다 수영을 하려고 멈췄고, 섬까지 헤엄쳐 가 맨발로 꼭대기까지 올랐다. 우리는 완전히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땅이 워낙 아름다워 절제와 정성을 다해 그 잠재력을 끌어내고 탈바꿈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알바니아 블로러 인근 지중해의 사잔섬 앞바다. (사진=AFP)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사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가 있는 한 투자가 멈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사잔섬은 국유지로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받았으며, 인근 해안 일부는 사업 파트너인 카타르 투자자들이 사들였다고 적었다. 라마 총리는 또 시위대가 알바니아의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소셜미디어의 허위 정보에 영향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번 사업이 무산되면 발칸반도에서 좌초되는 두 번째 트럼프 일가 프로젝트가 된다. 앞서 지난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트럼프 브랜드 호텔을 세우려던 5억달러(약 7670억원) 규모의 쿠슈너 후원 사업도 현지 반대로 백지화됐다.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쿠슈너가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뒤 세운 투자사로, 사우디 국부펀드(PIF)에서 받은 20억달러(약 3조 680억원)를 포함해 총 30억달러(약 4조 6020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와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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