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원에서 17억원으로…정부 R&D가 키운 ‘혁신조달 성공 방정식’

김현아 기자I 2026.02.19 12:00:05

혁신제품 지정→조달 시범구매→투자유치·해외진출로 이어진 연쇄 성장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 연구개발(R&D) 성과가 혁신조달을 통해 시장에 안착하고, 투자유치와 해외진출로 확산되는 ‘연쇄 성장 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지정과 조달청 시범구매 등 단계적 지원을 발판으로 사업화를 본격화한 ㈜마이크로시스템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템은 2018~2019년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특구육성(R&BD) 사업에 참여한 뒤, 2021년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됐다. 이어 2023년 조달청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에 선정되며 공공시장 내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 혁신제품 지정 전까지 매출이 없었으나, 지정 이후 약 2억원(2022년), 9억원(2023년), 17억원(2024년)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로시스템의 전자식 자가세정 기술 적용 보안 카메라. 사진=뉴시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미세유체 제어 기반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기술을 개발해 CCTV 카메라에 적용했다. 전기장 제어를 통해 렌즈 표면의 빗물, 서리, 먼지 등을 빠르게 제거하는 방식으로, 별도 기계식 와이퍼 없이도 악천후 환경에서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험실 기준 99% 이상, 현장 기준 95% 이상의 세정 효율을 확보했고, 1초 미만의 세정 속도와 낮은 소비전력, 초소형화·대량생산 가능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초기에는 시장 검증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B2B 및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국가 신기술(NET) 인증(2020년), 국가 신제품(NEP) 인증(2022년)을 거쳐 조달청 시범구매에 선정되면서 공공 수요처를 중심으로 신뢰를 확보했다. 이후 부경대, 인천대, 한국해양대, 울산항만공사 등 공공기관에 총 2억3000만원 규모를 납품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공공 실증을 토대로 민간 투자도 이어졌다. 2023~2024년 IBK기업은행 등을 포함해 총 1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018년 첫 투자 이후 누적 투자금은 약 44억원에 달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사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이뤄졌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에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고, 2023년에는 스마트시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전자식 자가세정 원천기술은 선박·항만을 넘어 교통관제, 방범, 국방 경계감시 등 공공 인프라 CCTV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으며, 자율주행 차량 광학센서 및 로봇 인지센서 분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공공조달을 마중물로 삼아 초기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혁신제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도입 이후 2025년 9월까지 누적 2774개 제품이 발굴됐으며, 지정 제품에는 3년간 수의계약, 구매면책, 시범구매 등 조달 특례가 부여된다.

과기정통부 이은영 연구성과혁신관은 “원천기술 개발에서 혁신제품 지정, 조달 연계까지 이어진 체계적 지원이 연구성과의 시장 확산으로 연결됐다”며 “공공연구 성과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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