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시장점유율…韓조선 '두 토끼' 모두 잡았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그동안 고부가가치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했던 한국 조선업계가 드디어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 상승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익성과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韓조선 시장점유율 62%…8개월만에 1위 탈환

7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49만CGT(표준선 환산톤수·60척)로, 지난해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이 중 한국은 154만CGT(18척·62%)를 수주해 82만CGT(34척·33%)를 수주한 중국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건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올해 1~10월 전 세계 한국의 누적 수주 실적은 893만CGT(184척·27%)로 여전히 중국(1933만CGT·832척·57%)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하지만 이미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사실상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이미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143척(201억9000만달러)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금액인 157억4000만달러의 128.2%를 확보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총 26척을 수주해 수주 목표인 95억달러의 69%를 채웠다.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21.1%에 그치지만 이미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2020년 6월 국내 조선 3사와 맺은 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으로, 연내 실제 수주 계약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미 17척의 LNG 운반선 계약을 완료했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0척 이상의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조선가지수 38주째 상승…LNG선, 올초 대비 6.5%↑

더욱이 선가 상승세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76.03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0.6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27일 이후 3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06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 수주가 집중돼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2억6500만달러로 연초(2억4800만달러)대비 1700만달러(6.5%)나 상승했다. 9월말 기준 우리나라 빅4 조선사의 수주잔고 539척 중 46%인 248척이 LNG운반선이다. 연내 완료될 카타르 2차 물량까지 더하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불황을 겪어왔던 국내 조선사들도 올해 3분기 동반 흑자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11년 만이다. 조선업계는 올해 말까지 2021년 상반기 동안 수주한 저가 물량을 대부분 인도하고 내년부터는 선가 상승분이 반영된 배들의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이익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LNG선의 경우 2027~2034년 가동예상 시기의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선박을 고려하면 매년 90척 이상의 발주가 가능해 보인다”며 “컨테이너선 역시 친환경 교체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올해에도 인도량만큼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