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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윤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이 가시화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11월 테이퍼링에 무게가 실리면서 추후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의 돈줄 죄기에 취약한 아시아 금융시장은 벌써부터 불안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다수 FOMC 위원들은 “경제가 광범위하게 회복할 경우 올해 안에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테이퍼링을 위해 내년 초까지 기다려 보자는 입장은 FOMC 내에서 소수였다.
연준은 현재 매월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 등 총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FOMC 위원들은 QE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을 올해 안에 실시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국채시장을 담당하는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8월 혹은 9월 테이퍼링 발표 후 11월 즈음 본격화한다는 얘기가 부쩍 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실시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보다 약간 앞당겨진 기류다. 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는 △9월 21~22일 △11월 2~3일 △12월 14~15일 등 세 차례다.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도 있다.
연내 테이퍼링에 무게가 실리면서 뉴욕 증시는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08% 하락한 3만4960.69에 거래를 마쳤다. 3만5000선이 깨지며 2거래일 연속 내렸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의 돈줄 죄기로부터 직격탄을 맞게 될 아시아 금융시장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20원 상승한 1176.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환율은 5원 가량 상승 출발해 장중 한때 1171.40원까지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세로 전환하고 달러화 상승도 이어지면서 오후 1시50분께는 1177.2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화 약세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고위 인사들 대부분이 연내 테이퍼링 실행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19일(현지시간) 오전 3시께 달러인덱스는 0.30포인트 오른 93.44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인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 장 초반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200억원 가량 순매수하는 듯 하더니 오후 들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 3300억원 가량을 팔아 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50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1.93%나 하락해 3100선 아래로 추락했고, 코스닥지수는 이보다 큰 2.93% 낙폭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전일대비 1.10%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2.21% 가량 미끌어졌다. 중국 상해종합지수, 심천종합지수도 각각 0.55% 가량 씩 하락했다. 중국 내 홍수,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와 항만 폐쇄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달러·위안 환율도 전일대비 0.26% 오른 6.5위안대를 기록하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장 초반 들어오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고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당국 개입 영향이 하루만에 사그라든 모습”이라면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연내 실시할 확률이 높아진 만큼 달러도 당분간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