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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과 신라젠(215600) 주주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 등 3사 소액주주들은 약 80만명에 달하고, 신라젠 소액주주들도 약 17만명에 달한다. 회계감리와 상장폐지 이슈 등으로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고, 주가 폭락 및 거래정지가 이어지면서 약 100만명의 바이오 개미들이 정부를 상대로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먼저 신라젠 상장폐지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신라젠주주연합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한국거래소에 대한 강제수사(압수수색)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신라젠주주연합은 지난달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거래소 측이 이미 상장폐지로 결론을 내리고 움직였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기심위 회의가 시작되고 20분 뒤인 2시 20분부터 신라젠 최대주주 엠투엔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주식대량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평소 거래량의 10~100배인 185만주가 순매도 되면서 주가가 약 11% 폭락했다.
주주연합은 기심위가 한창 진행 중인 상태에서 기관이 보유한 엠투엔 주식을 대규모 장내 매도한 것은 신라젠 상장폐지를 사전에 결론 내려놓고, 그 결론이 유출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신라젠주주연합은 기심위 다음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임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했고, 지난 8일에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공중시위를 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장을 상대로 추가 고발도 검토 중이다.
신라젠주주연합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YK는 “사회적 책무가 있는 기관에서 미공개중요정보를 유출함으로서 정보를 지득한 이들로 하여금 특정주식(엠투엔)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하도록 했다”면서 “선량한 개인투자자와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전부 부담하도록 했고,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자본시장 질서의 근간을 흔들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보 사전유출이라는 행위를 한 것은 투자자들의 사익을 침해함은 물론이고 자본시장 질서 저해라는 공익도 침해한 중대한 법 위반”이라며 “범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신속한 강제수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위원회는 18일까지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5년째 회계 감리 이슈 영향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부터 셀트리온 회계감리에 나섰는데, 핵심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재고자산 손실을 축소하는 등 부정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안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고, 금융위 감리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 회계 여부와 고의성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증선위는 다음 달 중 분식회계 고의성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그룹 소액주주들은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점 △회계 감리 이슈가 불필요하게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점 △기밀사안인 금감원 감리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점 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는 지난딜 17일 금융감독원 정문에서 대규모 시위를 통해 회계감리 진행 사안 유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및 공정한 주식시장 확립, 감독기능 정상화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진행 중이다. 주주연대 측은 “셀트리온그룹은 국제회계기준(K-IFRS)과 의약품 국제 허가 및 품질관리기준(cGMP)을 준수했다. 분식회계 혐의는 절대 없다”며 “회계감리 연장에 관한 내부 승인 규정 없이 4년 이상 감리를 끄는 것은 국가 공권력 남용에 해당한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65%나 폭락했다면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보호 등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주식시장의 주가 변동성으로 치부해 투자자 보호 책무를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소액주주들은 과거에도 단체행동을 통해 공매도 한시적 금지라는 결과물을 얻어낸 경험이 있다. 최근 셀트리온과 신라젠 등 회계 문제와 상장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이들은 단합된 모습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이들 소액주주들의 숫자는 무려 100만명에 달한다. 정부도 좀 더 신중하게 문제의 사안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