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는 로봇 환경에 특화된 고령자 행동 인식용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연구해 왔다. 특히 연구진은 보다 자연스럽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 소재 아파트에 고령층이 실제 생활하는 주거 공간 환경을 구축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여자 100명을 모집해 일상 행동 55가지 상황을 촬영한 3차원 시각 데이터를 얻었다. 이를 통해 데이터셋 총 11만2620개를 수집했으며 이는 싱가폴 난양공대(NTU)가 공개한 기존 세계 최대 데이터셋과 비슷한 수준이다.
ETRI는 자신들이 공개한 데이터셋은 실제 고령자의 일상을 관찰하고 분석해 인식 대상 행동을 선정했다는 점, 휴먼케어 로봇의 서비스 상황을 고려했다는 점, 고령자와 로봇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3D 시각 데이터셋이라는 점에서 기존에 공개된 데이터셋들보다 휴먼케어 로봇 연구에 더욱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로봇의 음성 인식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10개 지역에서 수집한 고령자 대화체 400시간 분량 음성 데이터와 고령자 행동 인식을 위한 요소 기술도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요소 기술에는 △사람 검출 및 추적 기술 △고령자의 일상행동 인식 기술 일상행동을 어느 시점에 시작하여 끝내는지 검출하고 행동 내용을 인식하는 기술 △외형특징 인식 기술 의상의 색상과 스타일을 인식하는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부터 연구진은 아파트 환경 외에도 실제 독거 고령자가 생활하는 가정 30곳을 방문하며 현재까지 280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에 모션캡쳐 및 그래픽스 기술을 이용해 대용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상 데이터 생성 플랫폼도 만들었다. 이들 데이터셋은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인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이재연 박사는 “고령자와 로봇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종합한 이 데이터셋을 통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휴먼케어 로봇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고령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실환경 휴먼케어 로봇 기술 개발’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국내외 특허출원 30여건, SCI급 논문 게재 7편은 물론 로봇 비전인식 관련업체에 기술이전도 했다. 이 밖에 연구진은 로봇이나 피트니스 관련업체 등에도 추가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