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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조사 마친 임은정 검사 "식초에 담긴 씨앗처럼 희망이 없진 않아"

윤여진 기자I 2018.02.06 17:22:19

임은정 검사 6일 ‘성추행 조사단’ 참고인으로 6시간 조사받아
최교일 전 의원이 안태근 검사장 감찰 무마 의혹 진술
성추행 당사자가 징계하는 감찰·인사 제도 개선 촉구
檢, 최교일 참고인 소환 검토할 듯

안태근(52·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강제추행 의혹 사건을 당시 법무부 내부에서 덮었다는 의혹을 주장한 임은정(44·30기) 검사가 6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 강제추행 사건 관련 법무부 고위 간부가 감찰을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6일 6시간 20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왔다.

임 부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4시 2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 청사를 나왔다. 임 부부장검사는 “어떤 선배에게 우리 검찰에 희망이 있을까 물어봤더니, ‘식초에 담긴 씨앗처럼 희망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어서 (폭로를)했는데 몇 가지 사례를 보며 ‘아, 변화가 있구나’라고 요즘 절실하게 느낀다”고 조사를 받은 소회를 전했다.

임 부부장검사는 검찰에 서 검사의 피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과 2차 피해와 관련해 본인이 겪은 것을 중점적으로 진술했다.

임 부부장검사는 구체적으로 “공연히 추행을 한 사람이 검사장이 되고 승진해서 검찰국장이 돼서 검사들의 성희롱을 징계하는 징계위원이 되고 검사 적격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이 되는 현실”이라며 검찰의 인사·감찰에 대한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사단에 당부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10월 30일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 한 의혹의 당사자인 안태근(52·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난 2013년 12월 정기 검찰 고위직 인사 당시 차장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 지검장·조사단)은 임 부부장검사를 상대로 안 전 국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던 지난 2010년 서 검사를 강제추행했고, 당시 검찰국장이던 최교일(55·15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사건 감찰을 막았는지를 확인했다.

임 부부장검사는 “2010년 가을에서 겨울 무렵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부탁을 받아서 서 검사님 접촉하다가 검찰국장한테 짧게 혼난 부분에 대해서 기억하는 것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임 부부장검사는 지난달 29일 당시 법무부 소속 검사로서 감찰부서의 부탁을 받고 서 검사의 피해를 알아봤다가 당시 직속상관이던 최 의원에게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냐’는 호통을 들었다고 추가 폭로한 바 있다.

임 부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42분 검찰에 출석하며 만난 취재진에게 최 의원이 법무부 감찰을 막았다는 본인의 주장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최 의원이)당시 상황은 기억하는 것 같고, 약간 난처하셔서 정치인으로서의 부득이한 수사라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임 부부장검사는 자신이 당한 검찰 조직 내 성추행 피해에 대해서도 조사단에 진술했다. 다만 본인 사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가 실시할 전수조사 때 적극적으로 털어놓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지난 2005년 부산지검에서 근무할 때 성매매 사건을 담당하던 A 부장검사가 회식이 끝난 뒤 성매매를 한 것에 대해 자신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검찰 내부에서 감찰은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부장에게 꼬리치다 뒤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말이 돌았고 결국 2007년 광주지검 공판부로 부당한 인사 발령이 났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임 부부장검사를 상대로 안 전 국장의 강제추행 의혹과 관련한 당시 법무부 고위관계자들의 감찰 무마 정황을 확인한 만큼 최 의원의 참고인 소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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