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北예술단 "만경봉호로 방남하겠다" 왜?

김영환 기자I 2018.02.05 16:50:27

예술단 방남 코스..판문점→경의선→만경봉
대북 제재 흔들기 시도 해석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예술단 본진이 6일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방남할 예정이라고 5일 오전 통일부가 발표했다. 사진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측 응원단이 이용한 만경봉호의 입항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 계기로 한 예술단 본진을 만경봉 92호로 보내오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만경봉호는 북한 선박을 우리 측 해역에 들이지 못하도록 했던 5·24조치에 해당하는 경우다. 우리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측은 2월4일 통지문을 통해 예술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방남하고 예술단 숙식장소로 이용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당초 북한은 예술단을 판문점을 통해 보내겠다고 했으나 경의선 육로로 변경한 뒤 다시금 만경봉호를 이용하는 해상편으로 바꿨다.

만경봉호가 어느 항구에 머물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입항을 허용할 경우 대북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때 우리 측 선수단이 전세기를 타고 갈마공항에 내릴 수 있었던 것도 국제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었으나 평창 동계 올림픽을 내세운 덕에 예외로 허용됐다. 하늘길이 열리자 바닷길도 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5·24 조치의 예외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백 대변인은 “5·24 조치가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과 입항을 금지하고 있지만 평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예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유엔 결의 및 미국 (대북) 제재의 선박 관련 내용에 대해선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만경봉호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인원 관리의 효율성도 예측된다. 최대 350명이 승선할 수 있는 만경봉호는 숙박 시설까지 갖춘 대형 크루즈선이다. 북측 예술단원 140여명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좋은 구조다. 백 대변인은 “북한이 밝힌 게 강릉 공연 기간의 숙식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며 “강릉 공연 기간이라고 한정을 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응원단의 이동 수단 및 숙박시설로 만경봉호를 활용한 바 있다. 당시 다대포항에 정박했던 만경봉호는 선박 내부를 남측에 공개하기도 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