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미카(MiCA)’라는 이름의 통합 규제를 통해 가상자산 전반을 아우르는 예측 가능한 법적 틀을 마련했습니다. 일본은 금융청이 나서 등록제와 발행 기준을 명확히 했고, 싱가포르는 통화청이 직접 정책을 설계하며 산업 육성과 금융 안정 간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가 정책을 통합하고 구심점을 확보해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 디지털자산 정책의 큰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정책 전반을 책임지고 조율할 명확한 ‘중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전체 방향을 설계하고 조정할 컨트롤타워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
여러 부처가 서로의 책임을 가늠하는 사이, 시장은 불안정해졌고 피해는 결국 국민과 투자자에게 돌아갔습니다.
현재 한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한국은행, 국세청 등 여러 부처가 나누어 맡고 있습니다.문제는 이들이 각기 다른 시각과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부처는 규제 중심, 어떤 부처는 산업 육성 중심, 또 어떤 곳은 통화 질서를 우선합니다. 이러한 분산 구조에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고, 시장은 어떤 방향을 따라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디지털자산은 단순히 금융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기술, 경제, 법제, 그리고 국제 규범이 긴밀히 얽힌 복합 융합 분야입니다. 그만큼 어느 한 부처가 단독으로 책임지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여러 부처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조율할 수 있는 ‘정책 중심축’, 즉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디지털자산정책을 전담하는 상설 기구인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이 위원회는 관계 부처는 물론, 산업계와 학계, 법조계 등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정책의 큰 틀을 설계하고, 법·제도 정비와 실행까지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중심 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또는 대통령 직속 디지털경제전략회의 내에 디지털자산 전담 분과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입니다. 이 경우 디지털산업 전반의 전략 속에 디지털자산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경제 구조 전환에 기여하는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외 사례는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줍니다. 유럽은 통합 규제를 통해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고, 일본은 민간 협업을 통해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중앙은행이 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며 산업과 금융 안정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여러 규제 기관이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해 충돌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며, 오히려 반면교사로 자주 언급됩니다.
한국은 기술력이나 기업 역량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책 조율과 제도적 일관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많습니다. 중심 없는 정책은 방향을 잃기 쉽고, 그 결과는 시장 혼란과 투자 위축,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마련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책 중심을 세울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제는 일관된 전략 아래 디지털자산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입니다.
향후 10년,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경제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이 컨트롤타워가 제자리를 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은 책임 주체가 명확해야 힘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분명한 ‘중심’에서 시작됩니다.
지금이 바로, 그 중심을 세울 시간입니다.

![‘신세계家' 올데프 애니 사는 한국 최고 부촌은 어디[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015t.jpg)
![AI가 바꾼 대입 판도…이대·중대 AI학과 내신합격선 'SKY 수준'[only 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271t.jpg)

![판사도 “엽기적”…40대女 성폭행한 중3이 한 짓 [그해 오늘]](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5/12/PS251214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