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공적기관인 국민연금이 사적 연금 시장에 진입해 수익률을 높여주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은 ‘추주어륙’(배를 육지에서 밀어 움직이는 비효율적인 행동)에 비유할 수 있다. 본래 역할이 공적연금의 운용인 국민연금이 사적연금을 맡아 운용하는 것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현재 퇴직연금에 쓰여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 민간 금융기관이 보다 자유롭게 투자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퇴직연금은 2023년 기준으로 적립금 87.2%를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어 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고작 12.8%에 지나지 않는다. 또 퇴직연금은 위험상품 비중이 70% 이하로 묶여 있어 자유로운 투자를 하기 어렵다.
반면 국민연금은 투자한도 제한이 없고, 국내든 해외든 주식투자를 할 수 있고 실물자산에 대해 대체투자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수익률을 올리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상품 선택 시 최저위험상품인 원리금 보장상품을 제외하도록 하고 위험상품 비중 70% 제한을 푸는 등 규제 개선을 해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된 기금 운용을 할 수 있다.
또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기금 운용을 하고 수익률로 경쟁하도록 하는 일임형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