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대비?…"北, 실전경험·무기실험 위해 러에 파병"

방성훈 기자I 2024.10.17 18:10:12

전문가들 "우크라 전쟁, 北에 현대전 경험 기회 제공"
"韓 겨냥해 개발한 KN-23 데이터 수집·테스트도 가능"
젤렌스키 "北병력, 러 공장 근로자·군인 대체" 주장
BBC "北병력 러 도착…규모·전장 투입 여부는 몰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낸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한국의 전문가 및 정부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군이 오랜 기간 갈망했던 것, 즉 새로운 무기와 장교들의 현대전에 대한 준비 상태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북한이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지상군을 파견한다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치르는 주요 전투가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군 장교들이 드론 사용을 포함해 현대전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들(북한)은 그곳에서 얻은 지식을 한국 전선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KN-23이 사용됐다는 사진 증거를 공개했는데, 이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사용할 주요 무기 중 하나라고 NYT는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남한 타격을 위해 KN-23을 개발·시험해 왔으며, 핵탄두도 탑제가 가능하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총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장 활용을 통해 미사일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귀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는 해외 구매자에게 미사일을 판매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인력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뿐 아니라 인력 이동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인을 대신할 공장의 근로자다. 또 러시아 군대를 위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이후 BBC방송은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인들이 러시아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우수리스크 인근의 한 군사기지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정확한 인원수는 밝히길 거부하며 “3000명 근처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 병사들이 몽골과 인접한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 울란우데 지역에서 정비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BBC는 북한 병력으로 대부대가 조직되고 있다는 정황은 자체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실제로 전장에 투입될 것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귀중한 외화를 벌 수 있고 양국의 강화된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북한은 돈과 기술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병력과 탄약이 필요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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