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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만 해도 무산 가능성이 거론되던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지난 8일 태영그룹이 ‘미이행’ 논란이 일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890억원을 재투입하면서 분위기가 뒤집혔다. 바로 다음날인 9일에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나서 “태영건설을 살리는 데 필요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보유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 자구 계획을 내놓아 채권단의 긍정 평가를 받으며 워크아웃이 급물살을 탔다. 태영그룹은 기존 자구안 외에 시장 가치가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SBS 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 조달 방안도 추가 자구 계획에 포함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까지 전날 “채무자 측의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되면 기업 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며 워크아웃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태영건설의 채권단은 600여 곳이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75%(채권액수 기준)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의결권 구성상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업은행 등 은행권(약 33%)과 건설공제조합(약 20%) 등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만 합쳐도 절반이 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의 의결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선순위 담보권자나 우량 담보를 보유한 회사는 워크아웃보다 빠른 자금 회수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금융사 전반적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게 채권 회수 가능성을 높여 더 낫다고 여기고 있다”고 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부는 11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이날 자정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는 방식이며 산업은행은 최종 결과를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태영건설의 채무 상환은 최대 4개월간 유예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약 3개월간 태영건설에 대해 실사를 진행한 후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6월까지 구체적 계획을 확정한다. 워크아웃이 부결되면 태영건설은 법정 관리 절차에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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