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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 대표가 최근 코로나19발 폭락장에서 100배 넘는 투자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크먼 대표는 최근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근거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낙관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크먼 대표가 이끄는 퍼싱스퀘어는 이달 초 코로나19로 촉발된 약세장에서 기업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질 수록 가격이 오르는 파생상품에 2700만달러(한화 약 332억원)를 투자했다. 전체 포트폴리오 보호를 위한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이뤄진 투자였다.
그 결과 100배가 넘는 26억달러(3조2000억원)를 벌어들였고, 퍼싱스퀘어의 이번 달 수익률은 24일 기준 7.6%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7% 급락했다. 퍼싱스퀘어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헤지 포지션을 종료했다.
애크먼 대표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식 및 채권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한 점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CNBC와의 인터뷰 때까지만 해도 “지옥이 다가오고 있다. 한 달 간 뉴욕 증시 거래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으나, 서한에서는 “연방 정부와 재무부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한시적이지만 의회는 곧 막대한 충격에 도움이 될, 미국 경제와 근로자들을 위한 입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서한은 미 상원에서 2조달러 규모 슈퍼 부양책이 통과되기 이틀 전 발송된 것이다.
애크먼 대표는 “이같은 이유로 지난주 우리는 주식 및 신용(채권) 시장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됐다. 헤지를 풀고 우리가 좋아하는, 주가가 낮다고 생각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회사 자산을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것에 크게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현금을 투자했던 애질런트, 버크셔해서웨이, 힐튼, 로우즈, 레스토랑브랜즈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또 몇 개의 새로운 투자도 시작했다. 스타벅스에도 다시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포트폴리오의 17% 가량을 현금으로 남겨뒀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애크먼 대표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서한에서 “연방정부가 조만간 미국 전체를 30일 동안 봉쇄하겠다고 발표하길 바란다”고 촉구하면서 “훨씬 더 엄격한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미국 50개주가 모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심각한 인적·경제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