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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린은 동시대 가장 혁신적인 안무가 중 한 명이다.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이스라엘 키부츠 현대 무용단 등에서 작품을 선보여 온 그는 1990년부터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 예술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독창적인 무용 세계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무브’, 다큐멘터리 영화 ‘미스터 가가’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나하린은 대표작 ‘데카당스’의 서울시발레단 공연을 앞두고 내한했다. ‘데카당스’는 ‘10’을 뜻하는 그리스어 ‘데카’(Deca)와 ‘댄스’(Dance)를 결합한 말로 나하린의 대표작을 하나로 엮은 작품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올해 첫 작품으로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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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린은 “‘데카당스’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작품”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의 연습 영상을 보며 무용수들이 이 작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무용수 개인의 감정을 담고 움직임으로 이뤄지면서도 마치 사진 같은 장면들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안무가로 제가 하는 일은 무용수가 춤을 추게 하는 변명, 핑곗거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라며 “‘데카당스’는 왜 모두가 춤을 춰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나하린은 자신의 작품을 연습할 때 무용수들이 거울을 바라보지 않기를 요구한다. 무용에서 거울을 보고 연습하는 것 자체가 “큰 실수”라는 생각에서다. 나하린은 “우리는 거울을 보지 말고 본인의 감각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며 “거울을 보며 움직임을 수정하는 것은 나의 감각으로 느끼고 세상을 보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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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고달프고 무겁다. 각자가 가진 엔진이 나약하기 때문에 삶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엔진을 강화하면 삶의 무게가 줄어들진 않더라도 그걸 다루는 게 가벼워질 수 있다. ‘가가’는 육체적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웃을 수 있는 미덕과 우리의 삶이 때론 나약하더라도 밝은 순간이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