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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격리해제가 시작?..롱코비드 증상 살펴보니[글로벌Q]

장영은 기자I 2022.04.04 16:34:35

오미크론發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후유증 호소 늘어
감염 후 두달 이상 피로·집중력저하·근육통 등 지속
혈전·면역체계 교란·감염 지속 등 원인으로 지목
"건강한 생활방식 도움"…"운동은 주의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 이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오랜 기간 신체적 후유증이 지속하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다. 감염 이후 격리 기간이 끝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오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피로감·집중력 저하·관절통 등 이전에 없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 AFP)


-롱코비드는 무엇인가

△코로나19의 증상은 물론 부작용도 워낙 다양한 만큼 아직 롱코비드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는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확진 이후 최소 2개월 이상 신체적인 이상 징후가 나타나 코로나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포괄적으로 칭한다. 이름처럼 오랫동안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롱코비드를 코로나19 확진 이후 ‘설명할 수 없는 적어도 하나의 증상’이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지속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국 보건전문가들은 다른 이유로 설명이 되지 않는 증상이 12주 이상 이어지는 경우 롱코비드라고 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롱코비드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용어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지난해부터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피해 사례와 사회적인 비용 등에 대한 내용이 공론화됐다.

이는 인구 대비 감염자 비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감염력과 면력 회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며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낮은 수준이었다.

물론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었고, 감염 경험자들 사이에서는 롱코비드에 대한 토로가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경험한 일부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퍼지면서 하루 수십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누적 확진자가 1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실제 사례가 급증한데다 ‘감염 이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롱코비드의 주요 증상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는 롱코비드의 주요 증상으로 ①극도의 피로감 ②숨이 차거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 ③기억력 및 집중력 장애(brain fog·브레인포그) ④미각과 후각의 변화 ⑤관절통 등을 꼽았다. 영국은 일찍부터 롱코비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영국 BBC방송은 사례 조사 결과 장 질환, 불면증, 시력 변화 등의 다른 증상들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밤에 땀이 나는 증상과 우울증, 탈모 등도 롱코비드의 증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들은 코로나19가 뇌나 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롱코비드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BBC는 과학자들이 꼽은 롱코비드의 원인으로 ①혈전 및 미세혈관 손상 ②면역체계 교란 ③감염의 지속 ④신진대사의 저하 등을 소개했다.

우선 코로나19 감염 이후 생긴 혈전이 우리 몸의 가장 맞은 혈관을 막아 신진대사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NHS 롱코비드 태스크포스(TF)의 데이비드 스트레인 박사는 “독소가 정상적인 속도로 제거되지 않아 축적된다”며 격렬한 활동을 하면 이전보다 피로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롱코비드를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자가면역 질환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외부 공격에 대항해야 하는 항체가 내부 조직이나 장기를 겨냥한다는 것이다. 크리스 브라이틀링 레스터대 교수는 “근육 통증과 체력 저하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근육과 관련된 자가면역 문제가, 심장 박동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심장 조직에 자가 면역 질환의 문제가 되는 자가항체가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우리몸에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스트레인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토콘드리아를 휴면 상태로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감염은 폐와 기도에서 시작되지만 신체의 다른 부분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롱코비드에 빠질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치료방법은 있나

△현재까지 입증된 약물 치료법은 없다. 영국에선 일부 전문 클리닉이 생기고 있지만 증상을 관리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점차 활동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비만 등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롱코비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해 건강한 생활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운동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적당한 운동은 통상 건강에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롱코비드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인 박사는 “운동을 해서 얻는 이득보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한 걸음 앞으로 간 후 두 걸음 뒤로 가는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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