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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바야흐로 해외여행 전성시대다. 지난해 내국인 해외 출국자 수는 2900만명. 5년 전 1500만명에서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성에도 기존 여행사들은 고전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보편화 하면서 패키지여행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2년간 10배 가까운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여행회사를 설립한 이가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다.
◇‘여행가서 뭐하지’…항공권·숙박 대신 ‘고민의 답’을 팔다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중 1020기념 청년특강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 대표는 “항공권이나 숙박이 아닌 ‘여행가서 뭐 하지’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팔았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은 항공·숙박 등은 물론 현지 경험 상품을 모바일로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80개국 680여개 도시에서 1만9000개에 달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여름휴가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유여행을 계획 중인 고객은 마이리얼트립에 접속해 대표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을 감상하는 반나절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현지 경험 상품 플랫폼이 먹힐 것이란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 2년(2017년 5월~올해 5월) 간 월 거래액은 월 27억원 수준에서 지난달 313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내국인 여행객들이 가본 곳을 또 가는 경우가 많고, 패키지여행이 줄어든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이 워낙 보편화 하면서 일본을 서너 번씩 간다”며 “처음엔 패키지여행을 할 수도 있지만 두 번째는 자유여행을 간다. 연령대나 여행 취향에 관계없이 자유여행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유여행 수요에 집중한 이 대표는 본질은 개인의 취향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라고 판단했다.
그는 “똑같은 프랑스 파리에 가더라도 미식 문화 때문에 갈 수도, 역사·문화 때문에 갈 수도, 신혼여행이나 출장 때문에 갈 수도 있다”며 “모두 자유여행을 하지만 원하는 현지 경험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험 상품이 많을 수록 다양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마이리틀트립에 있는 파리 관련 상품만 1000개 정도다”며 자부심을 보인 이유다.
◇창업의 꿈…“일단 뭐든 시작하라”
처음부터 마이리얼트립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사업가의 꿈은 있었지만 막연히 대기업에 취업한 뒤 40~50대에 퇴사해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이 대표는 “친구들에게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하니 계획과 사업내용을 구체적으로 묻더라”며 “그런데 구체적 아이템도, 시기는 40~50대라 말하니 황당해 하더라”고 전했다.
일단 뭐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권도균 이니시스 전 대표의 창업 강연을 들었고 면담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저로서는 상당한 용기를 내 신청했는데 흔쾌히 약속을 잡더라”며 “그때 권 전 대표가 현지 경험 상품 플랫폼 아이디어를 넌지시 전해줬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창업이 맞는지 알려면 일단 부딪쳐라고 했다.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꾼다면 일단 용기를 내 시도해라. 그 과정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것도 중요한 발견”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