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중국 관광객 빈자리 동남아가 메웠다

김형욱 기자I 2018.03.12 18:29:07

작년 동남아 9개국 방문객 '사드 갈등' 중국 육박
타이완·태국 이어 필리핀·베트남 관광객도 급증세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줄어든 중국 관광객 빈자리를 동남아 관광객이 상당 부분 메운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는 정치·외교나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한류 열풍’이 한창인 필리핀이나 베트남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한국관광공사의 국적별 관광객 통계를 보면 동남아 9개국(타이완·태국·홍콩·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미얀마)의 관광객 수는 2015년 200만7605명에서 지난해 305만7180명으로 1.5배(52.3%) 늘었다. 지난해 중국 관광객 수(311만6505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대만(90만7065명)으로 79.9% 늘고 태국(42만6801명)도 39.5% 늘었다. 필리핀(22만771명)과 베트남(22만675명)은 절대적 숫자는 아직 많지 않았으나 각각 59.7%, 141.3%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은 2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동남아 관광객 증가는 지난 2년 새 줄어든 중국 관광객 감소세의 완충 역할을 했다. 이 결과 지난해 국내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42만명으로 중국인 급감에도 재작년 이상(1014만명)을 유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5년 471만명에서 2016년 695만명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이어진 사드 갈등과 여행상품 판매 중단 등 여파로 지난해 312만명으로 줄었다.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최대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55.1%), 2년 전보다도 3분의 1 가까이(-33.9%) 줄었다.

동남아 관광객이 최근 급증한 건 동남아 국가의 경제력 향상에 맞춰 각국에 불고 있는 한류 여파로 해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적별 관광객 방문지를 조사한 결과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명동이나 고궁, 동대문시장 같은 대표 관광지 외에 춘천 남이섬 등 한류 콘텐츠와 관련성이 깊은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과 차별화된다. 또 중국 등과 비교해 개별여행 비중도 높았다. 2016년 기준 태국은 전체 관광객의 63.6%, 말레이시아는 83.0%가 단체 관광상품이 아닌 개별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경제력 향상과 함께 방탄소년단 같은 한류 스타가 인기를 끌며 동남아국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눈이 오지 않는 동남아국 특성상 겨울철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남아는 중국·일본과 비교해 정치·외교적 갈등이나 환율에 덜 민감한 장점이 있는 만큼 앞으로 동남아 관광객에 맞춘 특화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치=한국관광공사 국적별 관광객 통계, KOSIS)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