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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김씨에 대해서는 도주 우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조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법원은 “살인 교사 관련 공범의 진술이 주된 증거자료인데, 관련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동기 역시 납득하기 어려워 공범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의 정황, 수사 경과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김씨와 조씨는 오전 10시 17분쯤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들은 ‘살인 지시를 받았나’,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나’,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나’ 등 취재진의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조씨 역시 ‘왜 증거를 인멸했나’, ‘살인교사 혐의를 인정하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건물 주차관리인인 김씨는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에서 건물주인 80대 노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강릉 방향으로 도주했고, 도주 4시간 만인 오후 9시 32분쯤 강릉역 KTX 역사 앞에서 긴급 체포됐다.
조씨는 옆 건물의 숙박업소 주인으로, 김씨의 도주 경로를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삭제하고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해서 그랬다’는 진술을 뒤집고 조씨가 범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해 살인 교사 관련 혐의가 추가됐다.
조씨와 피해자는 영등포 쪽방촌 일대의 재개발 사업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권 다툼 등 사건 관련 요소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