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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한달 반만에 1달러=132엔대 진입

방성훈 기자I 2022.07.29 17:31:46

장중 1달러=132.51엔까지 떨어져…6월 17일 이후 처음
최근 일주일새 6엔 가량 하락…엔 매수·달러 매도 우위
美연준 긴축 감속·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등 영향
경기침체 우려 확산…금리인상 속도 조절 전망 강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때 140엔에 근접했던 엔·달러 환율이 약 한 달 반만에 132엔대로 떨어졌다.

(사진=AFP)


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32.51엔까지 하락했다. 달러당 132엔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처음이다. 넷케이는 미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최근 일주일 동안 6엔 가량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중순 달러당 115엔대 전후에서 오르내렸으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달 139엔대까지 치솟았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금융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지속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6~27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와 관련해 감속을 언급하면서 금리 격차에 대한 경계감이 누그러졌고, 엔화는 매수세가, 달러화는 매도세가 우위를 보였다.

한 외환 딜러는 “엔화매도·달러매입으로 수익을 냈던 포지션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엔고가 가속화했다. 달러 매입이 상당히 쌓여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증권의 다카시마 오사무 수석 외환 전략가도 “시장 관심이 인플레이션에서 경기침체로 옮겨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미 상무부가 28일 공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0.9%를 기록했다. 1분기(-1.6%)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 역시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닛케이는 “거래가 줄어드는 휴가 시즌인데다, 그동안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일시적 조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분간은 미 경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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