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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2차 팬데믹 현실화

방성훈 기자I 2020.11.10 17:51:18

美확진자 1000만명 넘어…열흘만에 100만명 늘어
유럽, 누적 확진 900만명 넘어…재봉쇄에도 신규 환자 급증
병원에 밀려드는 환자도 급증…의료체제 붕괴 우려도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며 2차 팬데믹(대유행)이 사실상 현실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미국의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재봉쇄 조치를 취했음에도 감염자가 급증, 의료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美확진자 1000만명 넘어…열흘만에 100만명 늘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1시 25분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5087만 5289명, 누적 사망자 수는 126만 2622명에 달한다.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곳은 미국이다. 같은 시각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011만 922명, 누적 사망자 수는 총 23만 823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294일 만인 이날 누적 확진자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내 누적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각각 전 세계 19.8%, 18.9%에 달하는 규모로, 확진자의 경우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 전체 인구 3억 2820만명(미 인구조사국 기준) 대비로는 3%에 달하는 규모다. 100명 중 3명은 감염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90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증가하는데 걸린 기간은 고작 열흘, 사상 최단 기간이다. 하루 평균 10만명 꼴로 신규 환자가 나온 셈이다. 지난 1월 21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100만명(4월 28일)을 넘어설 때까지 98일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산세가 가속화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내 감염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 중국 탓으로 책임을 돌렸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안일한 초기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매일 1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발생하다보니 이들이 입원할 병실마저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달 3만 3000명이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현재 5만 6000명으로 늘었다. 중환자실과 의료 인력 부족 사태로 응급실에 대기해야 하는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미 언론들은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의료대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미 워싱턴대학교 보건지표·평가 연구소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 현재 23만 8000명인 미국 내 사망자가 37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럽, 누적 확진 900만명 넘어…재봉쇄에도 신규 환자 급증

유럽에서도 신규 환자가 최근 폭증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현지시간 9일 기준 유럽연합(EU)·유럽경제지역(EEA)·영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24만 5073명, 누적 사망자는 24만 347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4일 800만명을 넘어선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가별로 보고되는 시기가 달라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유럽에서 신규 확진 사례가 3일마다 약 100만건씩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급증세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이 이달 말까지 부분적 봉쇄 조치를 취한 이후에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TV연설을 통해 같은달 30일부터 이달 말까지 재봉쇄령을 선포했다. 같은 날 독일도 11월 말까지 식당, 술집, 영화관, 공연장, 호텔 등을 폐쇄키로 했다. 또 공공장소에서의 만남은 총 10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2가구끼리만 허용키로 했다. 헝가리, 포루투갈 등 다른 국가들도 속속 부분 봉쇄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도 프랑스 내 신규 확진자 수는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달 30일 4만 9000명에서 일주일 뒤인 11월 7일 무려 8만명 이상으로 뛰었다. 프랑스 정부는 시스템 장애로 누락됐던 수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보고된 신규 확진자 수는 3만 8619명이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다.

영국 역시 지난 5일부터 4주 동안 재봉쇄에 돌입했지만, 6일 연속 2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BBC방소엥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 2만 1350명을 추가 보고하며 누적 확진자 수가 121만 3363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유럽의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이유는 1차 팬데믹 당시 이탈리아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엔 유럽 전반에서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 역시 밀려드는 환자를 병원들이 감당하지 못해 의료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프랑스 북동부 지역과 벨기에에서는 더 이상 환자를 받아들일 병실이 없어 독일로 후송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 전체 중환자실의 약 85%, 파리 수도권에선 92%가 코로나19 환자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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