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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전 스웨덴 총리는 20일 제9회 이데일리전략포럼(ESF)에서 ‘Talk to 청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만난 청년에게 창업하라고 했다. 그는 2006년 만 41세에 역대 최연소 나이로 총리에 올라 8년 동안 재임했다.
레인펠트 전 총리는 “대기업이 늘 대기업이란 법은 없으니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말라”며 “기성세대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라”고 주문했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레인펠트 전 총리와 대담에서 “한국은 실패 부담이 커서 창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스웨덴은 창업 천국이라고 하는데 배경은 무엇이고 정부는 어떤 정책을 지원하냐”고 물었다.
레인펠트 전 총리는 “여전히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사람이 많지만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과거보다 기업가 정신 늘어나고 스스로 1인 기업되는 경우가 많다”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창업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기술 발전 덕에 비용이 내려갔다”며 “창업 비용이 낮아져 투자받기 쉽고 비용이 내려간 만큼 실패 부담도 적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청년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은 농업사회였을 자영농이 많았는데 여기서 비롯한 개인주의가 창업 문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했다.
창업을 장려한 이유는 고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스웨덴 기업 에릭슨이 위기를 맞았을 때 직원 절반 정도를 해고하고 극복했다”며 “당시 해고자들은 재취업하기보다 창업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디지털 변혁으로 바뀌는 산업 환경에 대응도 주문했다. 레인펠트 전 총리는 “디지털 전환은 파괴적이고, 파괴성이라는 것 자체가 변화를 의미한다”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 자료를 언급했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화 영향으로 미국 노동 시장에서 일자리 47%가 20년 안에 사라지거나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같은 조건을 스웨덴에 적용하면 53%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평생 직장은 길어야 20년 유지되는 일자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15살 때 평생 무엇을 하고 살지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며 변화에 대응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성세대 노력도 주문했다. 노인이 더 일하는 게 청년을 위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제 태어나면 100살을 살 것이고 우리는 인생 계획을 고민해야 하고, 지금 이 고민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 연금·복지제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금 바로 논의해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연금 수령자는 일부였지만 이제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젊은 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피크 차일드’(peak child) 현상 탓에 그래야 한다고 했다. 이 개념은 빌게이츠 재단 2014년 연차 보고서에서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학자 한스 로슬링이 처음으로 고안했다. 의학이 발전하고 영아 기대 수명이 늘어날수록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가설이다. 그렇다고 인구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노인 인구가 감소한 어린이 인구를 메우기 때문에 전체 인구수는 변함없다. 한국 출산율은 지난해(1.05명)가 전년(1.17명)보다 줄었지만, 전체 인구는 지난해(5177만명)가 전년(5169만명)보다 늘어난 것이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