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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비용만 수십만원? 지갑도 PT 필요”…‘핀크’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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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희 기자I 2017.09.04 16: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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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SKT 손잡고 생활금융플랫폼 핀크 출시
2030 고객 타깃…지출 관리·맞춤 상품 추천
향후 해외송금 및 P2P대출 사업 등 진출 계획
케뱅·카뱅 대항마 될까…제3인터넷전문은행 가능성에 귀추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출근 후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은 직장인 A씨는 ‘홧김비용(스트레스로 인한 충동비용)’으로 신상 구두를 구매하려다 다시 마음을 접었다. 인공지능(AI) 금융챗봇(Chatbot) 핀고(Fingo)가 A씨의 이달 소비 내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덕분이다. 스트레스를 풀자며 쇼핑으로 쓴 돈만 98만 2000원, 월세와 학자금대출 원리금 등 50만원, 출퇴근 때마다 이용했던 택시비에 30만원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자 A씨는 부랴부랴 가계부 긴축 재정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손잡고 만든 생활금융플랫폼 ‘핀크’가 제시하는 미래 금융생활이다.

소비는 즐겁고 저축은 어려운 20~30대를 대상으로 가계부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플랫폼이 선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통신사가 각각 금융과 ICT 전문 노하우를 결합한 합작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2030대 타깃 ‘머니트레이너’로 금융사 통합 지출 관리

핀크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 4층 대강당에서 그랜드 오프닝(Grand Opening) 행사를 개최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해 합작법인을 만든 지 11개월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핀크는 2030대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얼마를 쓰고 있는지, 어떻게 자산을 모을지 쉽고 빠르게 알려주는 머니트레이너다. 몸을 관리해주는 PT(personal training)와 같이 지갑을 관리해주는 셈이다.

핀크의 대표 서비스는 ‘See Me’와 ‘Fit Me’, AI 금융챗봇 ‘핀고’다. ‘See Me’에서는 스크래핑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소유의 은행계좌와 카드사용 내용을 분석해 지출 내역과 현금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소비 내역을 분석할 수 있도록 연계할 금융기관은 고객이 직접 선택한다. ‘Fit Me’는 2030대 맞춤 금융상품들을 추천하는 메뉴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10%를 저축하는 등 특정 업종에서 지출할 때마다 자동으로 저금이 되는 ‘라면적금’,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2% 리워드를 제공하는 ‘투뿔 카드’, 은행·통신사·카드사의 혜택을 한번에 모은 ‘T핀크 적금’ 등이 있다. T핀크 적금은 KEB하나은행의 적금금리에 SKT 가족결합 혜택을 더해 최대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AI기반의 금융 챗봇 ‘핀고’는 개별 트레이너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출 내역에 대한 상세한 질문은 물론 추천 상품 등의 질문도 가능하다. 핀크는 향후 데이터 축적에 따라 핀고의 답변 가능 영역을 점차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핀크는 이 밖에도 해외송금 서비스와 P2P대출 사업, 크라우드펀딩 등도 출시 준비 중이다. 이어 2030 타깃 서비스 외에도 디지털 소외계층인 시니어를 위한 생활금융플랫폼도 내놓을 예정이다.

권영탁 핀크 부사장은 “핀크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의 금융상품 외에도 다른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추천 상품들을 폭넓게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금융 제휴 본격화…제3인터넷전문은행 사전 포석일까

핀크는 카뱅·케뱅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은행 라이선스가 없는 핀테크업체이지만 제휴사를 통해 적금 상품과 해외송금, 간편대출 등 금융 서비스의 폭을 넓혀갈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5년 가칭 ‘인터파크 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이 나섰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행을 위한 재도전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긍정적 입장인 가운데 통신사와 금융사 간의 제휴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LG유플러스도 KB국민은행과 손을 잡고 모바일 통합 멤버십 플랫폼 ‘리브메이트’에 연계 서비스를 내놓았다. KT가 케이뱅크의 주주사로 참여해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을 내놓은 데 이어 다른 통신사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사전포석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핀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지는 않고 있다. 이날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선정 관련) 생활금융플랫폼의 취지에 맞다면 고려해볼 수 있으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예정욱 핀크 부사장은 “모회사인 SKT와 하나금융그룹이 결정할 문제로 핀크에선 검토한 바 없다”라고 말했다.

핀크와 별개로 하나금융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더 열려 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핀크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별개로 데이터사업이 본래 취지”라며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문제는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킨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은산분리 완화 여부와 관계없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 관심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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